[블록미디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디스했어요. 당연해요. 모둔 암호화폐를 탄생하게 한 비트코인이 달러와 달러에 기반한 금융시스템을 디스하면서 태어났거든요. 사토시 나카모토는 2010년 10월 31일 비트코인 백서를 세상에 내놓았어요.
백서 제목이 P2P 전자화폐 시스템이죠. 백서 요약문 첫 줄에서 ‘금융기관 없이 온라인으로 지불할 수 있는, 순수한 P2P 전자화폐’로 비트코인을 정의하고 있어요. 서론부터 결론까지 12항목으로 구성된 길지 않은 논문이예요. 어떻게 거래하고, 이중 지불을 방지할 것인지, 코인은 어떻게 만들고, 참여자들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하며, 총발행량은 어떻게 되는지, 프라이버시 보호방안, 네트워크는 어떻게 유지할 지, 해킹을 막고 송금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방법등을 설명하고 있어요. 자세한 내용을 보려면 ‘비트코인 백서’나 ‘bitcoin white paper’를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어요.
금융기관을 배제한 화폐! 그게 바로 비트코인이죠! 연준이 뭐죠. 금융기관의 대장이예요. 그것도 전세계 금융기관위에 군림하는 황제격이죠. 금융기관을 배제한다는 것은 연준을 아주 깔보거나, 나쁘게 보는 거예요. 이제 막 태어난 전자화폐가 연준과 금융기관을 배제하고 개인끼리(P2P) 놀겠다고 선언했어요. 백서 결론에서 또 한마디 덧붙여요.
우리는 신뢰에 기반하지 않는 전자화폐시스템을 제안했다. ‘We have proposed a system for electronic transactions without relying on trust”. 신뢰(TRUST). 여기서 신뢰는 금융기관에 국가까지 포함해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화폐는 근원적으로 국가에 대한 신뢰에서 출발해요. 신뢰없어도 돼! 화폐시스템에서 없어도 되는 대상을 금융기관, 중앙은행, 국가로 확대하고 있어요.
‘당랑거철’ 한마디로 사마귀 한마리가 수레를 막는 격이죠. 하룻밤 강아지가 범 무서운지 몰랐죠.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요. 비트코인의 취지에 공감한 투기꾼(?)들이 점점 늘어나고, 연준의 동맹군인 월가의 금융기관들도 비트코인 진영에 합류하고 있죠. 돈에 대한 촉각이 귀신인, 연준쪽의 선수들 마저 비트코인 진영에 합류하고 있어요.
연준이 한마디 안 할 수 없는 형편이죠. 그동안은 비트코인이나 암호화폐에 신경도 안썼는데 이제 신경쓰고 한마디 해야 할 수준까지 성장한 거죠. 디스는 했지만 아주 ‘개무시’ 하지는 않았어요. 내용을 요약하면 “투기적 자산이다. 달러가 아니라 금과 경쟁할 것이다”입니다. 비트코인에 일방적으로 나쁜 얘기는 아니예요.
비트코인이 성장한 것은 연준이 자초한 측면이 커요. 무지막지한 달러 살포로, 연준과 달러에 대한 신뢰(TRUST)가 악화했어요.
미 연준의 대차대조표예요. 미연준이 보유한 국채등 자산규모를 보여줘요. 1조 달러 미만에서 2008년 금융위기이후 4조 달러까지 늘었다가 최근 펜데믹이후 8조 달러에 육박하고 있어요. 연준은 달러를 찍어서 자산을 사들여요. 달러를 마구 뿌려대고 있어요. 비트코인이 나온게 지난번 금융위기이후 달러 살포시기예요.
돈을 이렇게 마구 풀어도 되나? 달러는 아직도 기축통화로 막강한 지위를 가지고 있어요. 그러나 통화살포로 인플레이션을 격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불안해요. 기축통화는 기축통화국의 쇠퇴와 함께 몰락한 역사도 반복됐어요. 미국의 헤게모니도 예전같지는 않죠.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달러와 국제금융시스템에 대한 균열과 의심은 조금씩 커지고 있어요.
‘달러 말고 금과 경쟁할 거야!’라는 파월의 발언은 비트코인을 배제한게 아니라 타협하자는 얘기로 들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