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23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시장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청문회에 주목했다. 국채 금리 하락은 시장에 안도감을 주는 요소였지만 급락한 유가와 백신 관련 소식은 투자심리를 억눌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08.05포인트(0.94%) 내린 3만2423.15에 마감했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0.07포인트(0.76%) 하락한 3910.52로 집계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49.85포인트(1.12%) 내린 1만3227.70에 마쳤다.
이날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과 옐런 장관의 의회 증언에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에서 벗어나며 물가가 오르겠지만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닐 것이며 필요하면 연준이 이를 제어할 수단이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또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회복이 완수되려면 먼 길을 가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도 유지했다.
코로나19의 재확산 조짐 역시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다. 뉴저지주는 봉쇄 완화를 일단 중단하기로 했다. 봄방학을 맞아 플로리다주에는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를 부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임상시험과 관련해 미국에서 오래된 데이터가 쓰였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지목된 점은 증시에 악재였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날 3.52% 하락했다.
유가 하락 역시 전반적인 투자심리를 제한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물은 전날보다 배럴당 6.2% 내린 57.76달러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WTI 가격은 고점으로부터 10% 이상 내려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의 신규 주택 판매는 연율 기준 한 달 전보다 18.2% 감소한 77만5000건이었다. 1월 수치는 94만8000건으로 상향 조정됐다.
상무부는 별도의 보고서에서 지난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34.8% 급증한 6472억 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8년 이후 최대치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오렌 클라킨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경상 수지 적자가 올해 평균 국내총생산(GDP) 대비 3.5%까지 확대될 것으로 본다”면서 “회복 동태의 긍정적인 면과 관대한 재정 부양책은 수입을 강하게 끌어올릴 것이고 수출은 보다 천천히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UBS는 투자자들이 경기 개선 기대에 기반한 리플레이션 트레이드를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UBS 자산운용의 솔리타 마셀리 미주 담당 수석 투자책임자(CIO)는 마켓워치에 “인플레이션과 부양책, 경제 성장이 속도를 내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금리 상승은 성장주를 불안하게 할 수 있고 장기 투자자들은 변동성을 선택적 성장 테마와 관련한 전략적 포지션 구축에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하는 게임스탑은 이날 6.87% 급락했다. 캐터필러도 3%의 약세를 보였다.
기술주는 종목별로 혼조세를 보였다. 애플은 0.69% 내렸으며 아마존닷컴은 0.86% 상승했다. 넷플릭스는 2.29% 오른 반면 페이스북은 0.99% 밀렸다. 테슬라는 1.17% 내렸다.
‘월가의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9.69% 오른 20.71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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