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암호화폐는 내재가치가 없는 투기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암호화폐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단정지어 말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15일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총재는 ‘암호화폐 거래량이 코스피보다 거래량이 높아지는 기이한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현상이 금융안정성을 추구한다는 한은의 목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가? CBDC가 암호화폐 시장을 진정시킬 것이란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암호자산은 적정가격을 산정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크다는 특징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암호자산에 투자가 (지금보다) 과도해지면 투자자나 관련 대출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외에서도 암호화폐 시장이 커지고 있고 투자가 상당히 커지는 데 우려의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한은도 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CBDC에 대해선 가상자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단정지어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CBDC를 어떤 형태로, 어떤 목적으로, 어떤 구조로 발행하느냐에 따라 암호화폐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CBDC가 실제적으로 발행돼 통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투기 수요에 미칠 영향을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상장했고, 테슬라와 페이팔 등 글로벌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인정했을만큼 암호화폐가 금융자산으로 인정받는 분위기이다. 암호화폐가 내재가치가 없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나? 암호화폐가 제도권으로 편입될 가능성은 없나?”라는 질문이 나왔다.
이 총재는 “암호자산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의견에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지급수단으로 사용되는 데는 제약이 아주 많고, 내재가치가 없기 때문. 그는 “(암호자산에 대해) 팩트를 말했다고 생각한다”며 “(미 연준) 파월 의장도 최근 비슷한 시각으로 발언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의 발언 이후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0.76% 하락한 7979만원에 거래되며 8000만원 선이 무너졌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현 0.50% 수준을 유지하여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경제의 회복세가 점자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높고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 전망해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