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블록미디어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질문 중 하나입니다. 투자 고수님들은 각자 비법이 있으시겠죠. 취재를 하면서 꼭 물어보는 것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해야 돈을 버나요?” 답이 다 다릅니다.
한 참 시간이 지난 후 소식을 들어보면, 그 때 그 고수님이 계속 잘나가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요. 상황에 맞게 비법도 바뀌어야하는구나 생각하죠.
개인적으로는 탑다운을 생각합니다. “거시경제+미시적 요소+사회·정책 변수” 이런 구성입니다. 세 가지 요소를 차근차근 공부하는 겁니다. 주식, 채권, 기타 파생상품, 그리고 디지털 자산시장까지. 리턴은 리스크에 대한 보상이죠. 상품은 달라도 원리는 같다고 봅니다.
1) 거시경제
주식을 하는 재미는 종목을 고르는 것이라고들 합니다. 다른 주식은 다 떨어져도 홀로 오르는 주식을 들고 있으면 짜릿하죠. 그런 주식을 보는 눈은 사실 큰 그림에서 시작할 수 밖에 없어요.
거시경제 공부를 하기 위해서 제가 추천하는 책은 한국은행이 발간한 ‘알기 쉬운 경제 이야기’ 입니다. 이 책은 무료로 한국은행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어요. 제가 아는 한 거시경제, 통화정책을 설명한 책으로는 최고입니다. 한국은행에는 다른 책들도 있어요. ‘알기 쉬운 경제지표해설’도 강추입니다.
처음에는 읽기 어려우실 겁니다. 시험 공부한다 생각하시고 두어번 정독해보세요. 그 다음 경제신문 기사를 읽어보세요. 카톡으로 받은 기사들 제목만 보지 말구요. 기사를 직접 찾아서 읽는 겁니다. 현실 경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겁니다.
솔직히 유튜브 경제 채널들은 비추입니다. 블록미디어도 채널을 가지고 있지만 찬찬히 공부하기에 유튜브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10분 안팎의 영상으로 복잡한 상황을 다 설명하기 어려워요.
유튜버들은 자신도 모르게 강한 주장을 넣거나, 중요한 요소를 생략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퍼뜨리게 됩니다. 그 주장에 전염되면 당장은 뭔가 얻은 것 같아요. 투자에 적용해보면 안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자신이 직접 문제를 풀어야 성적이 오르는 것과 같죠.
2) 미시적 요소
주식이라면 재무제표, 채권이라면 경제지표, 파생상품이라면 변동성 등등. 투자 대상의 가격을 형성하는 미시적인 요소들이 있죠.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 못하겠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각 상품에 적용되는 중요한 미시적 지표들을 ‘반드시 스스로’ 찾아내야 합니다.
“이 지표와 저 지표가 만났으니, 이렇게 해석된다. 따라서 지금 사야한다” 연봉이 수 억 원에 달하는 최고 애널리스트들의 주장도 다 이런 식이거든요. 이게 맞는다는 보장이 없어요.
간단한 게임이론입니다. 내가 분석한 것이 100% 맞고, 돈이 되는 정보라면 왜 애널리스트를 할까요? 자기 돈을 직접 운용하지. 애널리스트들은 지표와 지표를 논리적으로 연결하는 것으로 임무 끝입니다. 맞느냐, 틀리느냐는 그 분들 책임이 아니에요.
투자는 자기가 하는 것이고, 따라서 애널리스트를 탓하거나, 이런 저런 주장을 하는 유튜버를 탓하면 안됩니다. 그럴 바에 유튜브 시청을 끊어버리세요.
디지털 자산시장에서 중요한 미시적 요소는 대표적으로 온체인 데이터가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레거시 시장의 애널리스트들은 단 한 명도 온체인 데이터에 대해 자기 논리나 주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련 책도 잘 안보입니다.
이 분야 전문가들이 새롭게 양성되고, 훈련이 되고 있는 것이죠. 온체인 데이터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애널리스트의 등장을 기대합니다.
3) 사회·정책 변수
시장은 홀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정치, 사회, 문화적 영향을 받습니다. 월가의 베테랑 전략가 한 명이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지금 시장에서 일어나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 때문에 불안하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을 읽었습니다.
게임스탑, 도지코인이 대표적입니다. 경제적 요소가 아니라 사회심리적 요소가 만들어낸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변화나 사회적 움직임이 시장과 가격에 영향을 줍니다. 디지털 자산시장은 특히 그렇습니다. 정책 당국자의 생각, 관료 조직의 태도, 국가를 경영하는 정치 엘리트의 성향 등이 시장 방향을 바꾸기도 합니다.
이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성적이고, 비정형화된 방법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주변에 기자 친구가 있다면 밥을 사주세요. 친하게 지내면서, 메신저로 언제든 얘기할 수 있다면 가장 좋습니다. 농담이 아니고 진짜입니다.
이들이 기사로 쓰지는 않지만 정치인, 관료, 기업체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한 것, 그들이 고민하는 것들 속에 숫자로 표시할 수 없는 움직임이 기록됩니다.
기자 친구가 없다면 기사의 행간을 읽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경제신문을 정독하시면 좋습니다. 모바일로 보시건, 종이 신문을 구해서 읽으시건, 글자 속에 미묘한 생각들이 숨어 있습니다. 영상에는 잘 담기지 않아요.
사족. 유명한 유튜버 한 분이 블록미디어 기사를 가끔 인용하시나봐요. 다 좋은데요. 출처는 꼭 밝혀주세요. 지적 저작물에 대한 예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