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약간의 금리 상승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일부 현실로 다가오면서 위험자산인 증시와 암호화폐시장이 동시에 타격을 받았다.
옐런은 4일(현지시간) 공개된 애틀랜틱(The Atlantic) 경제 세미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 금리가 다소 인상되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정부의 재정부양책과 관련, “추가 지출은 경제 규모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작지만 아주 작은 수준의 금리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옐런은 “그러나 이 투자는 우리 경제가 경쟁력과 생산성을 갖추기 위해 필요로 하는 것”이라며 “미국 경제는 이 투자때문에 더 빨리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옐런 장관이 정부 지출 증가로 인해 경제 성장이 더 빨라지면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경제 전문가들 입장에서 너무나 명백한 코멘트로 금융시장을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또 그녀의 발언을 가리켜 정부 각료로서는 금리 전망에 관한 이례적 언급이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을 제외하고 미국 정부 각료들은 대개 연방준비제도(연준) 소관인 금리 정책에 대해 관여하지 않는 입장을 취해왔다. 옐런 장관은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 직전에 연준 의장을 지냈다.
이날 하락 출발한 뉴욕 증시는 옐런 장관의 발언이 전해지며 낙폭을 확대했고 암호화폐 시장도 영향을 받는 모습이었다. 비트코인은 낙폭이 커졌고 이더리움은 상승폭을 축소했다.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새로운 가치 저장 수단으로 지목되는 비트코인은 이론상 극심한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가치가 더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암호화폐 지지자들은 미국 정부의 엄청난 재정지출이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으로 연결돼 비트코인 랠리를 지속시킬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옐런 장관의 이날 발언은 미국 정부가 암호화폐 시장에서 기대하는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방치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5만9000달러에 접근했던 비트코인은 뉴욕 시간 4일 오후 3시 31분 5만4395.49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5.51%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이날 장중 5만3393.71달러까지 후퇴했다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이미지 출처: The Atlant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