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바젤위원회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보유하려는 은행들에 가장 엄격한 자본 규정 적용을 제안한 것은 궁극적으로 암호화폐시장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암호화폐 커뮤니티 일각에서 일고 있다.
글로벌 은행 감독 기준을 정하는 바젤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공개한 의견 수렴을 위한 보고서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를 위험도가 가장 높은 자산으로 평가하고 은행들이 암호화폐에 1250%의 위험 가중치를 부과하도록 제안했다. 이는 은행들이 암호화폐에 100달러 노출을 원할 경우 1250달러 상당의 안전 자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젤위원회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위험도가 매우 높은 자산으로 규정한 것과 관련, 한편에선 향후 은행의 암호화폐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은행들의 암호화폐 투자 및 관련 상품 운용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일부에선 은행들이 충분한 자본만 확보하면 암호화폐자산을 보유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시네르기아 캐피탈의 리서치 헤드 데니스 비노쿠로프는 코인데스크에 암호화폐가 전통적 금융 생태계에 진입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다양한 규제 기관들이 예금자와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규제 장치를 마련하려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도한 규제는 위험이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규제 부족도 대규모 추가 수용을 가로막을 것”이라면서 “자산 별로 서로 다른 변동성과 위험 한도를 감안할 때 자산을 여러 그룹으로 분리하려는 바젤위원회의 제안은 논리적”이라고 덧붙였다.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이 이날 유럽 시간대 바젤위원회 소식이 전해진 뒤 3만8461달러까지 상승해 고점을 찍은 것은 바젤위원회가 궁극적으로 은행들의 암호화폐자산 보유에 청신호를 보낸 것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비트코인은 뉴욕 시간 10일 오후 3시 1분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 대비 1.97% 오른 3만6714.37달러를 가리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