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월가는 연준이 매파적인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평가했다. 10년 만기 채권수익률이 1.58%까지 올랐다. 지난 3월 18일 이후 하루 중 가장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 일시적, 인내심…두 단어 바뀌었다
16일(현지시간) 공개된 18명 FOMC 위원들의 물가, 성장률, 그리고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 전망은 모두 바뀌었다. 괄호안은 지난 3월 전망.
– 물가 : 2021년 3.4%(2.4%)
– 성장률 : 2021년 7%(6.5%), 2024년 2.4%(2.2%)
– 기준금리 : 2023년 적어도 1번 이상 금리인상
특히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 월가가 깜짝 놀라는 분위기다. 18명 중 7명이 2022년에도 금리 인상을 예상한 것. 지난 3월에는 단 4명만이 금리 인상에 점을 찍었다.
과반을 넘기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연준의 기류 변화가 읽힌다.
월가는 당초 2023년에야 한 차례 정도 금리 인상을 점치고 있었다. 이번에 공개된 점도표는 2023년 금리 인상을 예상한 위원이 13명이나 된다. 지난 3월에는 7명 뿐이었다. 두 차례 금리 인상에 점을 찍은 위원도 2명이나 있다.
FOMC 결과를 정리한 성명서에 ‘팬데믹’이라는 단어도 빠졌다.
파월 의장 기자회견에서는 ‘일시적(transitory) 물가 상승’이라는 표현보다는 “물가가 더 높아질 수 있고, 더 지속될 수 있다(inflation could turn out to be higher and more persistent)”는 말에 힘이 실렸다.
인내심(patience)이라는 단어도 없어졌다.
테이퍼링 시점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파월 의장은 “실질적인(substantial) 진전이 있을 때”라고 답해 기존에 구사하던 언어를 썼다.
# 월가 “예상보다 호키시하다”
제프리즈의 이코노미스트인 토마스 시몬은 “파월 의장의 말을 종합해볼 때, 연준의 커뮤니케이션이 우리가 봐온 것보다 훨씬 더 강경(hawkish)해졌다”고 말했다.
애버딘스탠다드인베스트먼트의 차석 이코노미스트인 제임스 맥칸은 “시장이 예상했던 것과 다르다. 연준이 금리 인상이 더 일찍,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준의 성명 발표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중 미국의 3대 주가지수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시장 충격을 의식한 듯 파월 의장이 “점도표의 전망은 걸러서 들어야한다”고 말하면서 나스닥 지수가 낙폭을 줄일 수 있었다.
# 테이퍼링, 향후 경제 지표에 달려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에 대해 FOMC에서 계속 논의할 것이며 테이퍼링 실시 전에 시장에 상당히 진전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그 첫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경제 지표(고용)의 실질적인 진전”이라는 표현만 남기고 기존 입장을 대변하는 단어를 다 바꿨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가 발생하면 연준은 (대응하는) 통화정책을 쓸 것이나, 연준의 전망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고 놀란 시장을 다독거렸다.
# 디지털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
레거시 금융시장이 연준의 태도 변화를 소화하는 동안 주가하락, 채권수익률 상승, 금 값의 하락, 달러 강세 등이 예상된다.
이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자산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체 투자처로써의 디지털 자산이라는 스토리텔링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연준의 테이퍼링, 금리 인상은 경제지표의 개선, 특히 고용지표의 호전을 전제로 한다. 지표가 좋아지고, 인플레 압력이 커질 수록 대체 가치 저장 수단에 대한 수요는 늘어난다.
과거 사례로 볼 때 연준이 푼 돈을 일거에 흡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과 경쟁하는 비트코인, 디지털 자산이라는 큰 흐름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