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코스피가 3300선 돌파 이후 상승 모멘텀이 약화된 가운데 매크로 변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코스닥이 대안 투자처로 부각되는 모양새다. 최근 천스닥 돌파 이후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닥은 거래대금도 10조원대를 회복해 상승세가 업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54%(5.61포인트) 오른 1035.57에 장을 마감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 한때에는 1036.47포인트까지 치솟으며 지난 4월19일 기록한 장중 최고가(1032.64) 역시 새로 썼다.
반면 코스피는 3300선 돌파 이후 상승 탄력이 다소 떨어졌다. 최근 사흘 연속 3200대에서 공방을 벌이며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피 주식을 각각 7천140억원, 3조6천535억원 내던졌다. 금리인상 등 대외 매크로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매도 행진으로 풀이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델타 변이 대유행 우려와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1일), 비농업부문 고용(2일) 등 미국의 대형 경제 지표를 둘러싼 관망 심리가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은 다른 양상이다. 외국인 매도 강도도 코스피의 4분의 1 수준일뿐더러 기관은 순매수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연기금 자금이 지난 3월 이후부터 넉 달 연속 유입되며 지난달에만 2천300억원가량 순매수를 기록했다.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매크로 변수에서 비교적 자유롭단 점이 코스닥의 강점으로 부각된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마켓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는 당분간 펀더멘털 확장보다 통화정책 정상화와 델타 변이 확산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순환매 장세 속에서 대형주가 코스피 상승세를 강하게 이끌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을 제외하곤 선뜻 매수에 나서는 주체가 딱히 없기도 하다”며 “코스닥은 매크로 변수에서 자유로워 코스피 대비 상대적 우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연초 정부가 내놓은 ‘연기금의 코스닥 시장 투자 비중 확대 방침’의 영향도 있다. 기획재정부는 현재 투자자산의 1~2% 수준에 불과한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을 좀 더 확대하고, 투자 성과를 판단할 때 쓰는 추종지표에 코스닥을 포함해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를 도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부처와 협의해 인센티브를 주는 식으로 코스닥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식이다.
앞서 지난 5월엔 리오프닝 관련 업종과 미디어·게임, 지난달엔 건강관리와 IT 하드웨어 업종이 연기금의 순매수 상위 업종에 포진됐다. 특히 미디어·게임으로 구성된 커뮤니케이션 업종은 코스피의 카카오-NAVER 시가총액 3위 경쟁과 더불어 상승폭을 키웠다.
최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의 손 바뀜 속도가 빨라진 만큼, 코스피보다 상대적으로 덜 오르고 연기금 수급까지 확대되는 코스닥의 IT 하드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이익 가시성이 부각될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했다.
한수연 기자(papyrus@inews24.com) 같이 읽으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