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테이블코인 USD코인(USDC) 발행사 서클이 스팩과 합병을 통해 미국 주식시장에 입성합니다.
합병 절차는 4분기 중 마무리될 예정인데요. 서클이 상장사가 된다는 것은 세 가지 측면에서 디지털 자산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앙화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상장이 암호화폐 자체를 레거시 금융시장에 데뷰시킨 것이라면, 서클의 상장은 디파이를 포함하는 암호화폐 금융을 레거시 시장과 결합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서클과 USDC
서클은 2013년 제레미 올레어와 숀 네빌이 만든 블록체인 기술 기업입니다. 서클은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인데요. USDC 유통금액은 250억 달러로, 테더의 630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스테이블코인입니다.
서클의 올레어는 다우존스와 인터뷰에서 서클의 증시 입성에 두 가지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첫째, USDC에 자본력을 보충할 수 있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얼라이언스를 확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겁니다.
둘째, 스테이블코인의 투명성을 높인다. 상장사가 됨으로써 USDC와 관련한 투명한 회계 공개로 시장의 신뢰를 얻겠다는 겁니다.
# 1 디지털 자산시장 신뢰도 상승
서클이라는 기업 입장에서도 증시 상장은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디지털 자산시장 전체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 됩니다.
첫째, 스테이블코인은 레거시 금융과 디지털 자산시장을 연결하는 가교입니다. 따라서 서클의 USDC가 대중의 신뢰를 받게 된다면 그만큼 디지털 자산시장의 신뢰도가 올라가겠죠.
보스톤 연방은행의 에릭 로젠버그 총재는 지난달 “스테이블코인은 머니마켓을 교란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를 뒷받침하는 현금(달러) 또는 현금성 자산, 즉 단기 기업어음의 수급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죠. 로제버는 스테이블코인의 불투명성을 기적하며 “스테이블코인은 스테이블(안전)하지 않다”고 일갈했습니다.
서클이 상장사가 되고, USDC와 관련한 회계 정보가 매달 투명하게 공개된다면 이 같은 우려의 상당 부분이 해소될 수 있습니다.
# 2 레거시 금융의 디지털 자산 관심 증대
둘째, 스테이블코인을 매개로 이뤄지는 디파이, 스테이킹,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 차억거래 등의 안정성도 동시에 올라갑니다.
월가는 코인베이스 주가를 분석하면서 암호화폐 거래소의 수익원으로 스테이킹 서비스를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투자자들이 디지털 자산을 예치하거나, 유동성을 제공하는 것으로 ‘이자’를 얻고, 거래소가 이를 중개함으로써 수수료를 얻는다는 걸 눈여겨보기 시작한 건데요.
스테이킹은 디지털 자산시장에서 기초적인 금융상품이죠.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가면 이를 매개로 하는 디파이, 탈중앙거래소 등이 월가의 다음 관심사가 될 수 있습니다.
중개자가 필요 없는 디파이는 중개 수수료에 익숙한 월가 입장에서는 ‘창조적 파괴자’입니다. 월가는 종종 ‘적과의 동침’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 3 디파이-시파이 공존
셋째, 디파이(DeFi : Decentralized Finance)와 시파이(CeFi : Centralized Finance 중앙화 금옹, 레거시 금융)는 공존 가능성이 높습니다.
디파이 상품 대부분은 디지털 자산시장 내부에서 머니 게임에 사용될 뿐 생산 활동에 투입돼 부가가치를 만들지 못합니다. 디파이 프로토콜로 신규 유동성이 공급되지 않을 경우 약속한(?) 이자 지급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디파이 비판론자들이 이를 고도화된 폰지사기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서클의 상장과 스테이블코인의 신뢰 상승은 시파이와 디파이의 결합을 유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자 지급은 디파이 프로토콜을 이용하지만, 시파이의 중개 기능이 부분적으로 개입하면서 디지털 자산이 리얼 월드에서 부가가치를 만들도록 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글로벌 메타버스 네트워크를 구축할 때 디파이 프로토콜에서 조달한 자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꿔 시파이를 거쳐 해당 메터버스 구축에 들어가는 전산 장비 구매, 네트워크 설치비, 개발자 인건비 등에 활용하는 겁니다.
서클의 월가 입성은 레거시 금융과 디지털 자산시장 결합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또 다른 강력한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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