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국내에서 중고물품을 사고 파는 마켓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중국에서도 중고물품 판매 사이트나 앱이 인기다. 알리바바의 자회사 타오바오가 운영하는 ‘셴위(闲鱼)’라는 중고마켓도 그 중 하나다.
# 중국 채굴업은 이미 끝장, 소형 수력발전소까지 중고마켓에 매물로 나와
최근 이 센위에 소형 수력발전소와 채굴장, 채굴기가 매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부분 6월에 나왔다. 채굴장의 위치는 쓰촨, 구이저우 등지에 위치하고, 발전량도 수 만에서 수 천만 와트까지 있으며 가격도 백만 위안(한화 1.7억원 상당)부터 수 천만 위안까지 천차만별이다.
이들 소형 수력발전소와 채굴장이 중고마켓에 매물로 등장한 것은 중국 가상화폐 채굴 산업이 ‘대탈출’ 단계에 놓여있음을 반증한다고 중국매체 차이롄사(财联社)는 최근 보도했다.
이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이들 소규모 수력발전소는 원래 암호화폐 ‘채굴’을 위한 전력공급용도로 쓰였는데, 중국 당국의 강력한 규제를 버티지 못하고 매물로 나왔다.
일부 관계자도 “중국 가상화폐 채굴업이 이미 침체에 빠졌고, 이로 인해 셴위에 다수의 소형 수력발전소가 매물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엄격한 규제가 시행되면서 설사 남는 전력이 지원돼도 실제 채굴이 가능한 채굴장이 거의 없다. 이에 따라 중고마켓에 메시지를 남기는 구매자는 있지만 실제 인수자는 찾기 어려울 것 같다.
# 소형 수력발전 매물 내놨지만 아무도 안산다
중고마켓 ‘셴위’에 소형 수력발전소를 매물로 올려놓은 한 당사자는 차이롄사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중국내 채굴 종사자들은 철수하고 다른 길을 찾거나 해외로 이주할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규제가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의 채굴업 종사자들은 규제가 나오더라도 쓰촨 등지에서 여분의 전기를 활용한 채굴이 가능할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엄격한 규제로 인해 그마저 불가능해졌고 현재로서는 ‘탈출’만이 유일한 선택지가 되었다.
소형 수력발전소 매물에는 ‘절차 완비’, ‘국가전력망에 통합될 것’, ‘청산이나 철수 범위에 포함되지 않음’, ‘취득 후 즉시 채굴기 가동 가능’ 등의 정보가 올라와 있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댓글에는 이들 수력발전소가 암호화폐 채굴에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폐쇄당할 위험이 크다는 지적과 사기라는 말까지 언급되고 있다.
충칭공상대학 블록체인경제연구센터 류창용 소장은 “많은 수의 소형 수력발전소가 매물로 나온 것은 보다 엄격한 정책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 정부가 채굴업을 정화하고 시정하려는 규제 의도는 분명하다. 물론 이런 정책이 수력 발전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업계는 이미 이후의 정책이 더욱 엄격하게 시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가능한 한 빨리 매각하는 것이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라는 것.
중국 전역에 걸처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채굴에 불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회사에 칼날이 드리우고 있다. 중국 윈난성 에너지국은 앞서 비트코인 채굴회사는 6월 말까지 정리하라는 통지를 발표했다.
채굴기업은 물론이고, 허가받지 않고 사적으로 전력을 무단 사용하는 경우, 송전 수수료를 내지 않거나 불법 영리행위로 적발되면 즉시 전원공급이 차단되고, 허가없이 생산된 전력을 사용해 비트코인 채굴 회사에 전력을 공급하는 행위도 위법행위로 간주돼 엄중 조사 후 처벌을 받게 된다.
# 채굴장, 중국에서 더 이상 생존할 가능성 없다
가상화폐 채굴 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력한 단속은 유량이 풍부한 여름철 남아도는 전력을 사용해 채굴하던 채굴업체를 한순간 몰락으로 내몰았다.
지난 5월 말 국무원 금융위원회는 회의를 한 뒤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단속하겠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이후 내몽골과 다른 많은 지역에서 가상화폐 채굴업을 정리하라는 통지를 속속 발표했다.
당시 많은 채굴업체들은 여름철 남는 전기를 사용한 채굴은 전력 부족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지 않으며 탄소중립 목표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여전히 낙관했었다.
내몽골 등 특정 지역에서 채굴이 불가능하다면 당분간 전기가 남아 돌고 제한이 없는 쓰촨성 등으로 이전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러나 쓰촨과 다른 지역에서도 채굴업 정리가 잇달아 발표되면서 채굴업자들은 이것이 국가 차원의 정리 수순임을 인식하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차이롄사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채굴장이 카자흐스탄 등으로 이전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들 지역은 전기료도 싸고 정부 지원도 괜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량의 채굴장비가 동시에 해외 이전을 준비하면서 세관에서 정체가 발생하고 있다. 통관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많은 채굴장이 여전히 중국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줄지어 대기중이다.
이 관계자는 또 “중국내 규제 강화로 다수의 채굴장이 폐쇄되면서 전반적인 해시레이트가 낮아졌다. 전원을 켜고 채굴기를 돌릴 수만 있다면 채굴 난이도가 낮아졌고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도 여전히 수익이 나온다”고도 말했다. 그는 “현재 채굴 수익률이 여전히 약 200%에 달하기 때문에 해외로 진출하려는 채굴업체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마이닝은 본질적으로 디지털 자산의 생산과 제조”라며 “중국내 정책 탄압에도 불구하고 북미 등지에서 이에 상응하는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고 전기요금과 각종 기반시설이 비교적 성숙돼 있기 때문에, 중국내 채굴장과 규모가 감소하면 해외의 채굴장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바닥으로 떨어진 채굴기 가격과 해시레이트, 두 달 만에 절반으로
채굴업에 손을 대고 있는 20대의 왕둥은 차이롄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4월과 5월은 전체 채굴 업계가 호황을 누렸다. 당시 해시레이트 가격은 현재보다 거의 3배 높았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은 서버 가격이 바닥까지 떨어졌지만 문의하는 사람조차 없다”면서 “업계 전체가 휴지기에 들어간 상태고 개인적으로는 출구를 찾아 철수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트메인의 주력 채굴기인 S19의 경우 전성기에는 단가가 1대당 6~7만 위안(한화 1,000~1,000만원 상당)이었지만 현재 가격은 2만 위안(340만원)에도 못미치고 있다. 성능이 떨어지는 중고품은 매물이 아닌 ‘고물’로 폐기 처분되고 있다. 채굴업체의 신제품 문의도 급격히 줄어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 강력한 ‘빅스톰’ 계속될 것, 지금은 블록체인 본원의 기술 혁신에 집중할 때
류창용 소장은 “중국 규제 기관이 가상화폐 관련 산업을 단속하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로 환경 문제를 언급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가상화폐 투기로 인한 사회적 위험을 방지하고, 탈중앙화 가상화폐가 외환 통제에 미치는 충격을 제거하는 한편, 자율적이고 통제가능한 산업 블록체인의 정책 선택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것이 실질적인 규제 강화의 중요 이유”라고 언급했다.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당국의 암호화폐 관련 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는 기정 사실이고, 앞으로 가상화폐 투기의 각종 측면에서 훨씬 강력한 정책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내 가상화폐 채굴, 거래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업체들이 생존할 공간은 이미 사라졌다.
규제 당국이 가상화폐에 대한 추적과 차단을 계속 함에 따라 중국의 블록체인 기술 회사들은 본류인 블록체인 기술 혁신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블록체인 기술 회사들이 토큰을 발행하거나 암호화폐 거래에 관여해 이익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실제 블록체인 기술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겉으로 블록체인 회사를 표방내놓고 실제로는 가상화폐로 돈 벌 궁리만 해온 소위 ‘프로젝트’들은 사업을 접고 퇴장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블록체인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은 규제에 의해 많든 적든 영향을 받을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이라는 큰 재료를 암호화폐라는 작은 곳에만 사용할 경우 이는 전체 블록체인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기술 개발의 어려움과 시나리오의 확장성 측면에서 퍼블릭 블록체인 기술의 미래는 얼라이언스 체인이나 프라이빗 체인을 능가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이제는 블록체인 기술이 가치 있게 사용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찾고 잠재력을 발휘할 방법을 본격적으로 연구할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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