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미국 경제 매체 배런스가 월가의 투자 전략가(CIO) 10명에게 질문했습니다. “암호화폐에 투자해야만 할까요?”
긍정, 부정, 모호함 등 세 가지로 답이 갈렸습니다. 레거시 금융시장에서 활동하는 투자 전문가들의 생각을 들어보시죠.
# 루팔 반살리(에리얼 인베스트먼트 CIO)
크립토 투자에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는 그것이 위험 선호도와 투기 성향의 척도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크립토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지켜보는 것도 중요하다. 통화 시스템, 은행 부문, 국제 금융에 미치는 영향 역시 중요하다.
암화화폐의 기초가 되는 블록체인은 결제 프로세스에 혁명적인 기술이다.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며, 위조 및 부패를 줄일 수 있다.
18세기 철도부터 20세기 인터넷까지 선도적 기술은 초창기에 급격한 확산과 투기적인 수요가 있기 마련이다. 크립토 혁명에도 같은 일이 벌이지고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투기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다수의 사람들이 몰려드는 투자는 회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다른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 헨리 일렌보겐(듀러블 캐피털 파트너스 CIO)
디지털 이코노미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만약 디지털 이코노미가 초국가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자체의 통화를 갖는 것은 지극히 논리적이다.
디지털 이코노미는 단지 IT 기업 뿐 아니라 모든 형태의 기업에 영향을 미친다. 지금까지 엄청난 규모의 부를 창출했다. 동시에 혼란과 사회 정치적 불안도 만들어냈다. 그 힘이 미치지 않는 영역이 없다.
암호화폐는 이같은 맥락에서 봐야할 필요가 있다. 암호화폐는 디지털 이코노미와 전통 국가 경제 사이의 긴장을 알려주는 ‘카나리아’라고 할 수 있다.
재밌는 것은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에 대한 랜섬웨어 공격 이후 중국이 반 비트코인 정책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의 반 암호화폐 발언도 수위가 올라갔다.
암호화폐는 핵심 인프라를 무력화하고, 미국에 대항하는 전쟁을 수행하는데 이용되곤 했다. 나는 이를 위험 제거(de-risking) 이벤트라고 생각한다.
암호화폐에 투자해야할까? 이 질문에 나는 매우 겸손하게 답할 수 밖에 없다. 나는 기업들의 마이크로 환경을 분석하는 전문가이다. 금이나 암호화폐같은 것들은 매크로 투자의 영역이다.
나는 암호화폐에 대해 강한 전망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디지털 이코노미와 전통 경제 사이의 긴장 관계 때문에 앞서 얘기한 위험 제거 이벤트가 다시 발생할 것으로 생각한다.
# 토드 알스텐(파르나소스 인베스트먼트 CIO)
디파이, NFT, 암호화폐 등 거대한 기술의 물결이 몰려온다. 이는 심각하고, 장기적인 혼란을 야기할 것이다.
나는 이 분야에 정통하지 않지만, 기술 변화에 찬사를 보내고자 한다. 이것들은 현실이며 구체적이다. 그리고 점차 발전해나갈 것이다. CIO로서 혁신의 새로운 물결에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암호화폐에 투자해야하는가? 당신이 투자를 결심했다면 전체 자산의 1~3% 정도가 합리적이라고 본다.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한다면 당신은 변화의 물결에 일찍 합류한 것이다. 반면 기꺼이 80~90% 손해를 볼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일단 자산을 보유하면, 해당 자산을 관찰하고, 더 많이 배워야 한다. 나는 비트코인, 이더리움에 투자했다.
암호화폐 투자에서 배운 가장 재미있는 것은? 중앙은행 밸런스 시트에 대한 것이다. 중앙은행은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보유 자산을 부풀렸다. 법정통화의 가치를 현저히 떨어뜨렸다.
연준의 보유 자산은 7조8000억 달러에 달한다. 나중에는 15조 달러 또는 20조 달러까지 부풀리게 될까? 암호화폐는 이에 대한 반발을 자극하는 자산(stimulus asset)이다.
나는 ESG 관점에서 비트코인 채굴에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는 것을 알고 있다. 친환경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나 드러큰밀러와 같은 투자자들의 말을 들으면 암호화폐 투자에 자극 받을 수 밖에 없다.
# 마리오 가벨리(감코 인베스터스 CEO)
비트코인은 그 희소성 때문에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메이저리그 야구단을 사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오직 30개 밖에 없으니까.
암호화폐는 세금 문제도 가지고 있다. 모든 트랜젝션이 기록되기 때문이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해킹을 보라. 정부는 자금 흐름을 추적할 수 있다. 또 다른 이슈는 중국이다. 중국은 비트코인을 금지했다.
우리는 비트코인이 500 달러 수준일 때부터 비트코인 매매를 해왔지만, 투자 추천을 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유동성의 영향에서 벗어났을 때, 앞으로 2, 3년 암호화폐를 더 지켜보고자 한다.
# 스콧 블랙(델파이 매니지먼트 창립자)
사람들이 암호화폐에 관심을 보여야만 할까? 그래서는 안된다. 암호화폐는 믿음에 의지한다. 신용이 전혀 없다.
미국이 돈을 찍는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달러는 절대적인 지위에 있다. 믿음에 기반한 통화라는 아이디어는 멍청한 이론이다.
나는 금조차도 인플레를 헤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10년 정도 주기로 금 가격이 오르지만 무익한 자산일 뿐이다.
NFT 디지털 아트를 수 천 만 달러에 매매한다. 멍청함의 극치다. 그 돈으로 세잔, 모네 그림을 사서 벽에 걸어두라.
# 제임스 앤더슨(베일리 기포드의 글로벌 주식 전담 파트너)
첫째, 우리 투자 철학은 플러스 수익이 큰 자산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암호화폐는 이미 그러하다. 암호화폐는 상승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20년 동안 이는 비판적인 이슈가 될 것이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은 우리 금융 시스템을 바꿀 능력을 가지고 있다. 중앙집중적인 시스템은 2차, 3차, 4차 계속해서 파괴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다.
1990년대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도 우리는 그 모든 변화를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 일어나는 변화는 그보다 더 크다.
우리는 암호화폐에 (직접) 투자할 의도는 없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 ‘위대한 기업’이 될 가능성을 가진 기업들이 있다면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는 열려 있다.
인터넷에 비유하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90년대 인터넷이 있던 바로 그 지점에 있다. 장기적으로 승리하는 기업이 반드시 나올텐데, 현시점에서 우리는 어떤 기업이 그 자리에 오를지 알 수 없다.
# 소날 데사이(프랭클린 템플턴 채권 부문 CIO)
투자자들은 암호화폐를 매우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시장과 펀드들이 이 분야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정부 보증이 없는 통화에 투자하기를 꺼린다. 경제학자로서 암호화폐를 가치 있는 대체 자산으로 보지 않는다. 그 밸류가 투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다른 얘기를 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더 많은 힘을 얻고, 우리가 투자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다. 토큰화를 통해 누구나, 어떤 자산이든 접근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 애비 조셉 코헨(골드만삭스 수석 투자 전략가)
투자자들은 암호화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다른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암호화폐로 돈을 벌었다. 튤립으로 돈을 번 것과 같다.
암호화폐에 투자해야하는가? 아니다. 암호화폐의 밸류를 어떻게 측정해야할지 모르겠다. 가치의 저장소도 아니다. 경제에서 쓰임도 제한된다. 채굴에 있어서도 환경에 좋지 않다.
암호화폐라는 개념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인지 모르겠다. 규제 당국도 투명성이나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암호화폐를 어떻게 다뤄야할 지 정하지 못했다.
골드만삭스는 관심 있는 고객에게 암호화폐 시장 접근을 도와준다. 그러나 우리는 대리인으로서 역할만 한다. 암호화폐에 대한 내 개인 생각과 달리 전자 장부로써 기술이 갖는 가치는 있다고 본다.
# 윌리암 프리스트(에포크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 CIO)
사람들은 암호화폐를 돈이라고 생각한다. 돈은 뭔가? 회계 단위, 가치 저상소, 교환 수단.
암호화폐는 세 가지를 충족하나? 두 가지는 만족한다고 치자. 그러나 가치 저장소로써는 변동성이 너무 크다.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가 가치 저장소 역할을 할 것이다. 중국은 2022년 동계 올림픽 때 CBDC를 선보일 것이다. 유럽은 3년 내지 5년 후에, 미국은 그 뒤에 CBDC를 내놓을 것이다.
CBDC는 은행의 핵심 기능 몇 가지를 빼앗을 것이다. 경제는 비트 단위로 재편될 것이다.
암호화폐 투자를 해야할까? 만약 당신이 정말로, 정말로 부자라면 약간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전체 자산의 1~3%면 족하다.
# 메릴 위트머(이글 캐피탈 파트너스의 파트너)
암호화폐는 포켓몬 카드 같은 수집품이다. 한동안 잘 팔리다가, 나중에는 없어진다. 그 순간에는 암호화폐를 갖고 있는 것이 유행이지만, 20년 후에는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스마트한 몇몇 사람들이 암호화폐에 뭔가가 있다고 하니, 당신 그럴 의향이 있다면 자산의 1% 정도는 넣을 수 있다.
나는 그 밸류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투자하지 않는다. 만약 정부가 암호화폐를 불법화하면, 그걸로 끝이다. 모 아니면 도다.
돈을 유통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채굴에 그렇게 많은 전기를 쓸 필요가 없다. 돈을 옮기는 품질 좋은 네트워크와 솔루션은 얼마든지 있다.
만약 달러 붕괴가 그렇게 걱정이라면 사람들이 필요한 것을 만드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은 길이리라.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 진정으로 암호화폐를 믿는 사람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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