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프로메타 연구소] 미국은 반세기 전인 1971년 8월 15일 금본위제를 전격 폐지했다.
닉슨 태통령은 이날 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투기 세력의 공격을 막기 위해 달러와 금의 교환을 일시적으로 정지토록 재무부 장관에게 명령했다”고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역시 일요일이었다.
닉슨은 ‘일시적’이라 했지만 50년이 흘렀다. 우주 역사에 비하면 찰나지만 인간에게는 두 세대에 달하는 긴 기간이고 법정통화를 금으로 바꿔주는 금태환은 이제 불가능해졌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아무 제약없이 돈을 마구 찍어낼 수 있는 길이 ‘영원히’ 열린 날이다.
# 브래튼우즈 체제와 금본위제
2차대전이 끝난 뒤 미국 중심의 브래튼우즈 체제가 출범했다. 금 1 트로이온스에 35 달러를 고정시키고, 다른 나라 통화는 달러와 연동하는 달러 중심 금본위제를 채택한 것.
미국이 달러와 금 교환을 중단키로 함에 따라 브래튼우즈 체제는 막을 내렸다.
닉슨은 달러 가치 하락 이유를 투기 세력에 돌렸다. 달러의 가치를 안정시키고 미국 국민을 지키기 위해 조치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 금본위제의 함정
브레튼우드 체제에서는 미국 정부에 35 달러를 제시하면, 금 1트로이온스를 내줘야했다. 문제가 발생했다.
국제 금 시장 현물가격이 트로이온스당 50달러를 넘어선 것. 35 달러를 내면 50 달러에 해당하는 금을 미국 정부가 내준다고 하니, 누구나 달러를 금으로 바꾸고 싶어했다.
프랑스가 달러를 금으로 교환하고, 영국도 보조를 취하자 닉슨은 금 고갈을 우려해 달러와 금 교환을 중단한 것이다.
# 금 부족…달러 부도
닉슨은 투기 세력을 핑계 댔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 비용 조달과 무역수지 적자를 메꾸기 위해 금을 준비하지 않고 달러를 마구 찍어냈다.
달러가 넘쳐서 달러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쉽게 얘기하면 돈은 찍었는데 바꿔줘야 할 금이 부족해 부도가 난 셈이다,
금 교환 중단과 중동 전쟁에 따른 1차 오일쇼크로 전세계는 인플레이션에 시달려야 했다.
# 종이 달러의 힘
미국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원유 결제는 달러로만 하도록 사우디아라비아와 협정을 맺었다. 사우디의 정권 안보와 달러 패권 유지라는 미국의 이해가 일치했다.
원유가 없으면 국가의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달러는 금의 뒷받침 없이 기축통화로 다시 자리를 잡았다. 이때부터 페트로 달러(원유달러)라는 말이 생겼다.
정부(중앙은행)이 돈을 마구 찍을 수 있는 머니 프린팅 시대가 열린 것이다. 달러에서 “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는 문구도 사라졌다.
# 달러의 위기와 비트코인의 부상
당시 달러 발행 규모는 1000억 달러에도 못미쳤다. 지금은 8조 달러가 넘는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 지원과 금융 지원으로 돈을 대거 살포했기 때문이다.
경제 회복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 머니 프린팅은 지속되고 있다. 달러에 대한 의구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금본위 달러의 위기를 넘기고 패트로 달러로 기축통화 지휘를 유지한 미국이 이번 위기는 어떻게 넘길 지 관심이다. 달러에 대한 신뢰를 지키면서 ‘영원히’ 돈을 찍어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국가가 아닌 기술과 수학 공식을 믿는 비트코인에게 기회가 온 근원적인 출발은 닉슨의 금태환 정지리고 할 수 있다.
무제한 돈풀기를 가능하게 했기 때문에 피아트 머니에서 비트코인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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