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여러분이 제롬 파월 의장이라고 생각해보세요.
“내 임기는 내년 2월이면 끝납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나를 재선임하지 않으면, 남은 기간 내가 할 일은 후임자에게 인수인계하는 겁니다. 만약 대통령이 나를 재선임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코로나 팬데믹은 아직도 진행 중인데, 연준 의장이 지금까지 잘 해온 것을 굳이 바꿔야할까? 엘리자베스 워렌 의원 같은 강경파한테는 다른 걸 주면 그만 아닌가?”
두 사람 생각을 어찌 알겠습니까마는, 최근 나온 뉴스를 종합해보면 파월 의장은 재선임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 파월 재선임 가능성
첫째,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파월 의장 연임을 지지한다는 보도가 지난 주말에 나왔습니다. 보도 시점이 절묘합니다.
파월 의장은 이번 주 금요일(27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연설이 예정돼 있습니다.
관례를 따르면 파월 의장 연임 여부는 늦어도 9월 둘째 주에는 발표가 나와야 합니다.
연임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잭슨홀 연설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곧 떠날 연준 의장의 메시지는 시장에 아무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할 겁니다.
따라서 “재닛 장관의 연임 지지”라는 보도를 통해 백악관은 연준에 그린 라이트를 준 거죠. “당신, 한 번 더 일하시요”
# 델타 변이 심각…매파도 태도 수정
둘째, 코로나 델타 변이 문제가 간단치 않습니다. 지난주 시장에 충격을 준 것은 아프가니스탄 사태보다 델타 변이 쪽이 더 큽니다.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다시 문제가 되고 있으니까요. 연준 매파 진영의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은행총재도 “델타 변이 우려가 커지면 내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제 유가도 경기 둔화 우려감으로 연일 하락 중입니다. 안전한 금이나 달러를 찾는 수요도 부쩍 늘었구요.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고 파월 의장 대신 다른 사람에게 ‘기존 정책’을 수행하게 하는 것은 효율이 떨어집니다.
# 백악관은 비둘기 연준 원하는듯
셋째, 결국 ‘기존 정책’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주겠다는 겁니다.
“테이퍼링은 한다. 그러나 그의 손으로 하게 한다. 고용시장이 더 좋아지고, 델타 변이 문제도 해소될 때까지, 파월 의장이 지금처럼 운전대를 잡는다”
다른 것 볼 필요 없이 잭슨홀 미팅 자체가 온라인으로 전환된 것이 신호입니다. 델타 변이 우려로 회의를 온라인으로 바꿨는데, 그 자리에서 ‘강력한 테이퍼링 정책’을 발표할 수 있을까요?
연준 스스로 델타 변이가 문제여서 회의도 온라인으로 대체하는데, 시장에 “델타 변이는 경제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다. 테이퍼링 연내에 한다”고 말하는 것은 모순이죠.
잭슨홀 이후 시장을 챙겨보겠습니다.
# “저금리 계속 간다”
첫째, 레거시 금융시장, 그 중에서도 주식은 다시 한 번 랠리 동력을 갖게 됐습니다.
만약 파월 의장의 연임이 확정된다면 앞서 얘기한 백악관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고, 저금리 체제는 한동안 유지되는 겁니다.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걸림돌이기는 하지만, 어떻게든 이유를 찾아서 주식을 사게 만들 겁니다.
둘째, 채권시장은 장단기 수익률 차이가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테이퍼링 강도가 약해진다고 하니, 단기 채권 수익률은 내려가고, 반대로 장기 채권 수익률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8% 정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무리 비둘기여도 연준은 시장이 오버슈팅하는 것은 제어하려고 할테니까요.
장기 채권은 장기적인 인플레 리스크를 반영하기 마련이므로, 연준의 느슨한 통화정책은 “이렇게 풀려 나온 달러는 정말 괜찮은거야?”라는 의문을 갖게 만들 겁니다.
# “달러는 정말 괜찮은거야?”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시장에 기회
마지막으로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시장.
“달러는 정말 괜찮나” 스토리는 비트코인 가격을 지탱하고 끌어온 핵심 이슈입니다.
파월 의장이 약한 테이퍼링 기조를 최종적으로 확인해주면, 디지털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가속화될 수 있습니다. 이는 금 시장에도 적용될 수 있는 논리입니다.
비둘기 파월 의장의 귀환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같이 읽으면 좋을 기사
“옐런 장관, 백악관에 ‘파월 의장 연임 지지한다’ 말했다”–블룸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