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 실행 시기와 방법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도 속시원하게 나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현지시간 27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오후 11시)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주관하는 잭슨홀 경제 정책 심포지엄에 기조 연설을 할 예정입니다.
월가 전문가들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 이슈를 구체적으로 언급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첫째, 연준 내부의 의견이 통일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7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종합해보면, 테이퍼링 시점과 방법에 대해 연준 인사들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강성 매파 진영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변종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면서 조기에 테이퍼링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반면 파월 의장 자신을 포함한 비둘기 진영에서는 고용 지표를 보고 충분히 검토한 후에 테이퍼링 일정을 잡아도 늦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잭슨홀 미팅 일주일 후(9월 3일)에 공개되는 8월 고용지표에 관심이 집중됩니다.
둘째, 델타 변이 확산과 그 영향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합니다. 미국의 고용시장은 경제 재개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테이퍼링을 견뎌낼 정도로 회복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백신이 충분히 공급되고 있는 미국에서도 델타 변이를 어떻게 다뤄야할지 속수 무책인 상황에서 연준이 섣불리 긴축 모드로 전환하는 위험을 감수하겠느냐는 관측입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백신 접종이 70% 이상 이뤄진다는 전제에서 내년 봄이나 돼야 코로나 위험을 컨트롤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셋째, 파월 의장의 신상 문제가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2월 파월 의장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재선임과 교체를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는데요.
관례를 따른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9월 둘째 주까지는 연준 의장을 내정해야 합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파월 의장의 연임을 지지한다는 뉴스가 있었지만, 백악관의 의중을 확신할 수는 없죠.
이런 상황에서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과 같은 중요한 정책 변경을 잭슨홀 기조연설에서 언급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9월 FOMC 회의는 21, 21일 예정돼 있습니다. 테이퍼링 스케줄을 이때 언급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죠.
파월 의장의 연임이 확정되면 정책의 연속성과 집행력이 더욱 커질 겁니다. 파월 의장의 리더십에 무게가 실리면서 시장 친화적인 테이퍼링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자산시장 입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매파와 비둘기파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면서 테이퍼링이 실행될 때가 가장 바람직할 겁니다.
급격한 자금 조이기와 정책 변경은 금융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고, 위험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강해질테니까요.
8조 달러까지 불어난 연준의 밸런스 시트가 한동안 유지된다면 “이렇게 풀린 돈은 정말 괜찮은 거야?”라는 질문에 대해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이 대안이라는 답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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