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3일(현지시간) 미국의 8월 비농업 고용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월 고용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월가 전문가들은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고용 수치가 ‘지나치게 좋아서도 나빠서도 안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 8월 일자리 72만 명 증가 예상
다우존스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미국의 8월 비농업 고용이 72만명 늘었을 걸로 예상했다. 높은 수치이지만, 7월의 94만3천명보다는 감소한 추정치다. 전망치 범위는 최저 30만명 증가에서 최대 100만명 증가로 집계됐다.
리 페리지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마켓의 북미 거시전략 헤드는 2일(현지시간) CNBC에 “(고용 수치에) 하방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며 코로나19 델타 변이를 잠재적 위험 요소로 지적했다.
그는 “만일 고용 수치가 50만명 정도로 시장 전망(72만명)을 크게 밑돌면 9월에 연준이 테이퍼링을 공식 발표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잭슨홀에서의 파월 의장의 발언도 그런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의장은 테이퍼링에 나서려면 물가와 고용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페리지 헤드는 “연준의 테이퍼링 발표 시기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 9월 아니면 11월로 의견이 엇갈린 상황인데, 고용이 예상을 하회하면 (테이퍼링) 발표 시기도 11월로 미뤄질 것”으로 관측했다.
# 너무 좋아도, 너무 나빠도 안된다
반면 예상을 웃도는 강력한 수치가 나올 경우 오히려 테이퍼링 시기를 앞당겨 증시에는 악재가 될 거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페리지는 “고용이 예상보다 강력하면 테이퍼링 발표 시기가 당장 9월로 앞당겨 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증시에는 오히려 악재”라며 “좋은 뉴스가 투심에는 오히려 안좋은 이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의 설립자인 톰 에세예도 비슷한 의견이다. 그는 ‘지나치게 강력한’ 고용 수치가 발표되면 12월이나 내년 1월 정도로 예상됐던 테이퍼링 개시 시기가 11월로 앞당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세예는 연준이 당장 11월부터 월간 1200억달러 규모의 자산매입 규모를 900억달러로 줄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1% 이상 하락하는 등 증시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 델타 변이 영향도 변수
또 연준은 이번 고용 지표를 통해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할 전망이다. 델타 변이는 미 경제에 예측이 어려운 일종의 ‘와일드카드’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고용 지표를 통해 나타난 코로나 변이의 여파 역시 연준의 첫 테이퍼링 시기 판단에 중요한 역할을 할 걸로 점쳐지고 있다.
가장 낮은 수치인 30만을 제시한 윌밍턴 트러스트는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소비 지출 둔화를 이유로 들었다. 루크 틸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식당에서의 소비가 감소하고 있으며, 항공사와 레저 지출도 7월에 비해 줄었다”고 지적했다.
틸리는 여름휴가 시즌 어느 정도의 소비 감소는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더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걸로 판단했다. 그는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걸로 본다”며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수정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 경제 모멘텀 약해졌다
컨설팅업체 그랜트손턴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경제학자 역시 “이미 경제의 모멘텀이 상당히 약화됐다”며 이번 고용 수치는 연준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걸로 판단했다.
그는 “3분기 소비 지출이 위축될 걸로 보이며 올해 2분기 경제 성장이 정점을 찍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스윙크는 8월 비농업 고용이 67만5000개 늘었을 걸로 예상했지만, 이 같은 전망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 골드만삭스도 8월 고용 전망치를 60만명에서 50만명으로 내려 잡았다. 미국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59.9로 기대를 웃돌았지만 PMI를 구성하는 5개 지표 가운데 고용을 반영하는 수치가 49로 3.9 하락한 걸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반면 8월 고용이 예상치를 크게 늘 걸로 점친 전문가들은 여전한 기업들의 채용난, 정부의 코로나 특별 실업수당 중단을 이유로 언급했다.
스티븐 스탠리 암허스트 피어폰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고용 보고서가 “수년래 가장 중요한 고용 보고 중 하나”라며 “예상을 웃도는 강력한 수치가 발표될 경우 연준 내에서도 9월 테이퍼링 발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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