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환 기자]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중 정보보호인증체계(ISMS)를 획득하지 못한 거래소들의 폐업 절차가 진행되면서 사실상 생존할 거래소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실명계좌 획득에 성공한 4대 거래소인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과 정보보호인증체계(ISMS)를 마련한 거래소들이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명계좌 미획득 거래소들은 코인투코인(원화 거래 없는 코인 간 거래) 거래소로 신고한 뒤 지속적으로 실명계좌 획득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ISMS 인증 거래소 막판 은행 협상…미인증 업체 일부 사이트 폐쇄
1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계좌를 발급받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이른바 4대 거래소는 모두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마쳤다.
가장 먼저 업비트가 지난달 20일 케이뱅크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연장하고,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서를 제출했다. 빗썸‧코인원, 코빗은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과 실명계좌 재계약이 다소 늦어지면서 이달 9일과 10일 신고했다.
ISMS 인증을 획득한 거래소들은 은행과 막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마감 기한이 9월 24일까지이지만 추석 연휴를 감안하면 사실상 9월17일까지 마무리지어야 한다.
특히 고팍스와 후오비코리아는 이달 들어 코인 수십종을 상장폐지하면서 은행 심사를 준비했다. 지난 6월 업비트와 빗썸이 일부 상장 코인들을 폐지한 것처럼, 선제적 조치로 위험성이 높은 코인들을 자체적으로 정비해 위험요인을 제거하기 위함이다.
고팍스는 지난 1일 마진거래 서비스인 ‘프로마켓’을 중단하면서 코인 26종을 사실상 상장폐지했으며, 후오비코리아는 지난 10일 코인 62종에 대한 무더기 상폐 공지를 올렸다.
한빗코는 실명계좌 확인을 받지 못했지만, 다른 거래소들처럼 차선책으로 ‘벌집계좌'(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은행 법인 계좌를 통해 원화 입금을 받는 것)를 쓰지 않았다. 특히 전체 직원의 10% 이상이 자금세탁방지(AML) 관련 인력일 정도로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ISMS 인증조차 획득하지 못한 거래소들은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워너빗, 스포와이드, 데이빗, 비트베이코리아, 빗키니, 엘렉스 등 가상자산 거래소 13곳의 사이트가 폐쇄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종료 절차를 밟고 있는 거래소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포와이드는 올해 7월 말 사업 종료를 공지했으며, 워너빗도 지난달 4일 자정까지 출금을 마지막으로 폐쇄했다.
알리비트도 지난달 27일 원화 충전 서비스를 종료하고 이달 3일부터는 원화 출금을 중지시켰다. 두코인이나 비트니아, 케이덱스는 거래소 화면상 거래량이 0이다.
# 4대 거래소 미상장 코인 상폐 위기…원화 거래소 추가로 필요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9월 24일 이후에도 거래소에 대한 추가 실명확인 계좌 발급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4대 거래소’는 거래량 기준으로는 9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가지지만, 상장된 코인 기준으로는 숫자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한국 토종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총 157개로 집계되지만, 4대 거래소에 상장 못한 코인은 42개로 전체의 26%가 사실상 상장폐지된다. 시가총액은 3조원 수준에 육박한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ISMS를 획득하면 코인투코인 거래소로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일단 금융당국이 ISMS 인증 거래소에게 활로를 열어준 상황”이라며 “추후에 이들이 실명계좌를 획득하면 원화 거래 추가 신고를 받아야 산업 전반의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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