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 국채금리가 14일(현지시간) 하락했다.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지났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장기물 금리는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오후 3시 10분 기준 국제 벤치마크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4.7bp(1bp=0.01%포인트) 내린 1.2769%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장중 10년물 금리는 6bp 밀린 1.263%까지 레벨을 낮춰 지난달 24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30년물 금리는 5.4bp 하락한 1.8498%를 기록했으며 2년물 금리는 0.6bp 밀린 0.209%를 가리켰다.
# 8월 물가 전월비 0.1% 상승에 그쳐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인플레가 정점을 지났다는 기대를 강화했다. 8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1% 상승에 그치며 지난 2월 이후 가장 느린 오름세를 보였다. 근원 CPI는 헤드라인 CPI에서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지표로 기조 물가 상승세를 반영한다.
최근 물가 상승을 이끌었던 중고차 가격과 숙박료, 항공료는 일제히 하락하며 물가 오름세가 일시적이라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8월 물가를 확인한 시장은 연준이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강화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 역시 시장 기대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 “연준, 비둘기파 기대”
브린모트러스트의 짐 반스 이자율 책임자는 로이터통신에 “CPI 지표가 오늘 일찍 나와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을 때 국채 수익률은 하락 전환했다”면서 “시장은 이것을 연준이 앞으로 통화정책과 관련해 보다 비둘기파적일 것으로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이날 주식시장이 낙폭을 확대하며 국채도 추가 강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 일드 커브 플래트닝…장기물 하락 뚜렷
국채 수익률 곡선은 평탄해졌다.(커브 플래트닝) 5년물과 30년물의 금리 차(스프레드)는 106.7bps로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좁아졌다. 이 5-30년 스프레드의 축소는 트레이더들이 리플레이션 거래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2년물과 10년물 금리 차는 106.6bps를 나타냈다.
5년물 명목금리와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 차로 나타나는 기대 인플레이션은 2.512%로 전날 2.554%보다 하락했다.
# 달러화, 인플레 완화 기대에도 통화별 혼조
미 달러화 가치가 14일(현지시간) 통화별로 혼조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기대가 완화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급히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에 나서지 않고 고용시장을 더 지켜볼 것으로 판단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오후 2시 57분 기준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지수)는 전장보다 0.01% 내린 92.60을 기록했다.
외환시장 투자자들은 이날 물가 지표에 주목했다. 미 노동부는 8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한 달 전보다 0.1%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의 오름폭이 둔화하면서 시장은 인플레가 일시적이라는 연준의 판단에 무게를 더했다.
씨티 인덱스의 피오나 신코타 선임 금융시장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둔화한 인플레이션 지표는 연준이 채권 매입 축소에 일찍 나설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베팅을 후퇴하게 했다”면서 “인플레이션 완화는 연준이 선제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을 약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신코타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8월 근원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상승세가 둔화했다고 지적했다.
신코타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의 정점이 지나갔다는 근거가 구축되고 있다”면서 “공급망 병목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여 PPI나 CPI가 극적이거나 빠르게 하락할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시장에서는 위험자산 선호가 급격히 축소되며 달러화의 뚜렷한 약세를 제한했다. 장중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이날 0.90%대의 낙폭을 보였고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 3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렸다.
유로/달러 환율은 0.01% 하락한 1.1809달러, 영국 파운드/달러 환율은 0.17% 내린 1.3816달러를 나타냈다.
달러/엔 환율은 0.34% 하락한 109.6250엔, 달러/스위스 프랑 환율은 0.35% 내린 0.9192프랑으로 각각 달러화 약세를 반영했다.
다만 미 달러화 대비 호주 달러는 0.73% 내렸고 뉴질랜드 달러는 0.44%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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