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 국채금리가 16일(현지시간) 상승했다. 월가의 예상을 깨고 지난달 소매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자 투자자들은 채권을 매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오후 3시 45분 기준 국제 벤치마크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2.9bp(1bp=0.01%포인트) 상승한 1.3327%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30년물은 1.2bp 오른 1.8807%, 2년물은 0.4bp 상승한 0.2173%를 각각 나타냈다.
# 8월 소매판매 깜짝 증가…채권 팔자
예상 밖으로 증가한 8월 소매판매는 국채 매도로 이어졌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소매판매가 0.7% 증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8월 소매판매가 한 달 전보다 0.8%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직전 주보다 2만 건 증가한 33만2000건이었지만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돌지는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속에서도 소비자들의 경제 활동이 양호했던 것으로 확인되자 국채 가격은 하락했다.
# 델타 변이에도 소비 활발
소시에테제네랄의 수바드라 라자파 미국 이자율 수석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성장 기대에 대한 조정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것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면서 “우리는 이번 주 초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강력한 강세 커브 플래트닝을 목격했고 이것이 다소 반전되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프로스트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알란 아델만 선임 펀드매니저는 보고서에서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최근 한 달간 타이트한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현재 진행 중인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보류하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아델만 펀드매니저는 “우리는 채권이 단기적으로 이러한 경로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지만 와일드카드가 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부채 한도 이슈”라고 지적했다.
2-10년물 금리 차는 111.4bp로 이번 주 범위 중간값 부근에 머물렀으며 5-30년물 금리 차는 104.6bp로 확대됐다.
# 달러화, ‘기대 이상’ 소매판매 지표에 강세
달러화 가치가 16일(현지시간)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다. 후퇴할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의 소매판매가 증가했다는 소식은 달러화를 강하게 했다.
반면 캐나다 달러는 예상보다 부진한 경제 지표로 약세를 보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오후 3시 21분 기준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지수)는 전장보다 0.45% 오른 92.8660를 기록했다.
장중 달러인덱스는 92.923까지 오르며 지난달 27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소매판매가 한 달 전보다 0.7% 증가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개학을 앞둔 학용품 소비와 육아 세액공제 지급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7월 수치는 하향 조정됐다.
# 주간 신규실업수당 신청 증가
별도의 보고서에서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3만2000건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이후 최소치를 기록한 직전 주 규모 및 경제 전문가 기대치 33만 건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CIBC 캐피털 마켓의 비판 라이 북미 외환 전략 책임자는 로이터통신에 “소매 판매 수치를 보면 (7월) 수정에도 불구하고 꽤 건설적이며 우리는 달러화가 그것으로 수혜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특히 유로화와 스위스 프랑, 일본 엔에 대해 그렇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은 오는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과 관련한 보다 명확한 힌트를 기다리고 있다.
반면 캐나다 달러는 유가가 내리고 경제 지표가 기대를 밑도며 약세를 보였다. 캐나다의 도매 판매는 지난 7월 한 달 전보다 2.1% 감소해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후퇴를 기록했다.
8월 주택 착공도 한 달 전보다 3.9% 줄었다.
투자자들은 오는 20일 캐나다 총선을 치르고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장은 총선 결과에 따라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능력이 약화할 것을 우려한다.
유로/달러 환율은 0.42% 내린 1.1766달러를 기록했다. 영국 파운드 환율도 미 달러화 대비 0.33% 약해졌다.
미 달러 대비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은 각각 0.31%, 0.73% 절하됐다.
대표적인 상품통화인 호주 달러와 뉴질랜드 달러는 미 달러 대비 0.50%, 0.45%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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