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자산 선호…국채, 금으로 자금 유입 # 달러, 엔, 스위스프랑도 강세..국제유가 하락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 국채금리가 20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恒大·에버그란데 그룹) 파산설은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로 이어지며 채권을 띄웠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오후 2시 37분 기준 국제 벤치마크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6.4bp(1bp=0.01%포인트) 하락한 1.3057%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30년물은 6.7bp 밀린 1.8431%, 2년물은 1.0bp 하락한 0.2158%를 각각 기록했다.
# 제2의 리만 사태?
헝다그룹의 파산설은 중국판 리먼 브러더스 사태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을 부각하며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위험 회피 심리를 강화했다.
이날 헝다그룹의 주가는 19%가량 하락해 11년간 최저치를 나타냈다.
다만 제프리스의 톰 사이먼스 자금시장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중국 밖 사람들이 지난주 이전까지 헝다그룹의 문제에 익숙하지 않아 헝다그룹이 제기하는 리스크의 심각성이 과장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중국, 상황 통제할 것”
그러면서 사이먼스 이코노미스트는 “에버그란데는 솔직히 시장에서 중요한 리스크라기보다는 대화의 주제처럼 느껴진다”면서 “결국 중국은 이런 것이 통제 불가능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투자자들은 21~22일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발표되는 연준의 경제 전망 수정치와 점도표로 미국 통화정책의 정상화 속도를 가늠해 볼 전망이다.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을 발표하려는 연준의 이번 성명 문구 변화 역시 주목된다.
사이먼스 이코노미스트는 “11월 (테이퍼링) 발표를 위해서는 이번 주 나오는 성명에서 힌트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 달러 외 엔, 스위스프랑 등 안전통화 부상
미 달러화 가치가 20일(현지시간) 통화별로 혼조세를 보였다. 중국판 리먼 브러더스 사태의 우려는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팔자’로 이어이며 달러화를 지지했지만 다른 안전 통화가 달러화보다 강해지며 달러화 강세는 제한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오후 2시 52분 기준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지수)는 전장보다 0.03% 오른 93.2330을 기록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恒大·에버그란데 그룹) 파산설은 중국 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며 전 세계 자산시장을 흔들었다.
뉴욕 증시가 2개월간 최악의 하루를 보내는 등 위험자산이 하락하자 달러화는 반사익을 얻었다.
웨스턴 유니언 비즈니스 솔루션의 조 마님보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에버그란데가 질서 있는 혹은 질서 없는 결과로 갈 것인지 확실해질 때까지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화로 전통적인 대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내일(21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추소) 관련 언급에도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연말 테이퍼링을 발표하기 위해 이와 관련한 신호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FOMC 점도표도 관심
연준이 공개하는 경제 전망 수정치와 점도표에서도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유로/달러 환율은 0.01% 오른 1.1727달러, 영국 파운드/달러 환율은 0.52% 내린 1.3655달러를 각각 나타냈다.
일본 엔화는 미 달러화 대비 0.58% 상승했으며 스위스 프랑도 0.51% 올랐다.
반면 위험통화로 인식되는 호주 달러와 뉴질랜드 달러는 미 달러 대비 각각 0.28%, 0.26% 하락했다.
# 위험자산 회피…유가 하락
국제유가는 20일(현지시간) 중국발 헝다그룹 리스크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의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1.68달러(2.33%) 내린 배럴당 70.29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지난주에 3% 이상 급등해 7주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유가는 중국 부동산 대기업 에버그란데(Evergrande)의 리스크가 세계 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미국 달러 강세를 부채질하면서 급락했다.
벨렌데라 에너지 파트너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매니쉬 라즈(Manish Raj)는 “투자자들이 위험한 자산을 피하려고 하기 때문에 석유 시장은 광범위한 금융 시장에 동조하면서 하락했다”면서 “중국의 부동산 문제에 대한 공포와 미국 달러의 급등을 포함하여 거시적 수준의 위험이 과도하게 존재한다”고 밝혔다.
액티브트레이드(ActivTrades)의 리카르도 에반젤리스타(Ricardo Evangelista) 수석 애널리스트는 “WTI 오일은 달러 강세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면서 “미국 최대 건설 회사 중 하나인 헝다그룹이 채무 상환 불이행의 위험에 처한 중국의 개발 상황으로 인한 여파를 투자자들이 두려워하면서 미국 달러는 3주 동안 최고가에서 거래됐으며, 금융 시장에서 위험 회피를 촉발하고 안전한 피난처 달러에 대한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지수)는 93.453까지 거래되기도 했다. 달러 강세는 단위 가격이 책정된 상품에 역풍이 될 수 있어 다른 통화 사용자에게 유가를 더 비싸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트레이더들은 또한 연준이 월별 채권 매입을 축소하기 시작할 계획의 시기에 대한 단서를 얻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멕시코만의 원유 생산량은 8월 29일 루이지애나 해안에 상륙한 허리케인 이다로부터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커머즈뱅크의 애널리스트 카스텐 프리취는 “원유 생산량의 느린 회복이 최근 몇 주 동안 가격 상승에 도움이 되었지만 회복 속도가 지난 주에 회복됐다”면서 “생산이 지난주와 같은 속도로 계속 정상화된다면, 일주일 전 정전은 여전히 하루 120만 배럴, 즉 생산량의 3분의 2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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