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1일 아시아 주식시장에서는 중국 헝다그룹 디폴트(채무불이행) 불안이 이어졌다.
전날 ‘경로의 날’로 휴장했던 일본 증시는 이날 뒤늦게 헝다발 악재를 반영하며 가파른 하락세를 연출했다.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지수는 전거래일 종가보다 2.17% 하락한 2만9839.71엔에서 마감했다. 도쿄증권거래소주가지수(TOPIX·토픽스)는 1.7% 내린 2064.55포인트에서 거래를 마치며 3개월 만에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헝다그룹은 오는 23일까지 내년 3월 만기 채권 관련 8350만 달러 규모의 이자를 지급해야 하고, 오는 29일에는 2024년 3월 만기 채권 관련 4750만 달러의 이자를 내야 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중국 당국이 헝다 파산을 용인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모습이며, S&P글로벌레이팅스는 헝다 사태가 시스템 안정을 위협할 수준이 아니라면 중국 정부가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트레이더들은 이날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문에도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취하고 있으며, 그나마 전날 뉴욕 증시가 막판 낙폭을 소폭 덜어낸 점을 위안삼고 있다고 전했다.
보콤 인터내셔널 리서치대표 하오 홍은 “전날 조정폭이 컸기에 오늘 기술적 반등이 다소 나타난 부분이 있다”면서 “전망은 여전히 흐리고 투자자들은 FOMC와 중국 당국의 대응 등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 경제가 패러다임 전환을 겪는 중이며, 이번 사태는 단기적 파장을 낳는 데 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일본 종목 중에서는 중국에 지사를 둔 기업들이 큰 낙폭을 보였는데, 세계 최대 변기 제조업체인 토토는 6% 가까이 빠졌고, 니폰스틸과 JFE홀딩은 모두 4% 정도 내렸다.
중국서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히타치 건기는 5% 넘게 하락했다.
도카이 도쿄 리서치 글로벌 전략대표 히라가와 쇼지는 “베이징 올림픽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중국 당국이 헝다 사태가 전 세계로 파장을 미치도록 관망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면서 일본과 미국 증시 하락은 절호의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홍콩 증시는 소폭 하락 중으로, 전날 크게 밀려던 부동산 업종이 반등했고 과학기술주는 아래를 향했다. 또 헝다그룹 산하 기업의 약세는 이날 역시 지속되는 모습이다.
중국 증시는 이날도 중추절 연휴로 휴장했으며, 인도 주식시장은 약보합권을 기록 중이다. 다만 IT 대기업인 HCL테크놀로지는 1%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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