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DC 도입, 미국보다 앞서가는 중국…국내선 모의실험 착수
[아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전 세계적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로, 앞으로 다가올 ‘현금 없는 경제’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CBDC 발행을 위한 연구와 실험을 진행 중이다.
◆ 이제야 CBDC 논의 본격화 하는 ‘미국’…앞서 시범도입 나선 ‘중국’
세계 경제의 두 축인 미국과 중국이 CBDC 활용에 있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CBDC 시범 도입의 막바지 작업을 마치고 상용화에 나설 계획인 반면, 미국은 CBDC 도입 여부와 가능성 등을 놓고 이제야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는 모양새다.
5일(현지시간) WSJ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르면 이번주 CBDC 도입의 리스크 및 기회에 대한 검토를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연준 내에서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CBDC 발행 여부가 조만간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CBDC는 비트코인과 같은 민간 암호 화폐와 달리, 미국 달러처럼 정부 기관인 미국 중앙 은행에서 발행하고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9월 22일 기자회견에서 “CBDC의 비용과 이점을 조사한 연구보고서를 조만간 내놓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CBDC 발행여부와 발행한다면 어떤 형태가 될지 등을 평가하는 작업을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비용과 위험을 능가하는 명확하고 가시적인 혜택이 있다고 믿는 경우, CBDC 발행을 고려할 것”이라는 긍정적 입장을 내놓았다.
이 가운데 중국은 CBDC 상용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앞서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2014년부터 CBDC 도입을 준비해왔으며,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공식 통용할 방침이다.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광둥성 선전시, 베이징시 등 5개 지역에서 디지털위안화 시범 사업을 진행하는 등 상용화를 위한 막바지 단계에 진입했다.
다만, 중국에 CBDC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중국 내에서만 사용이 가능하고, 해외에 통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 CBDC는 통상적인 가상화폐와는 달리 자국 중앙은행의 영향령이 미치는 국내로 제한될 것”이라면서, “중국이 해외국가와 직접 협약을 통해 CBDC의 해외 사용을 추진할 수는 있으나, 해당국가의 통화주권 침해 등과 같은 부정적 인식때문에 현실적으로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한은, 내년 상반기 CBDC 모의실험 결과 발표
국내에선 지난 8월 CBDC 모의실험에 착수했으며, 내년 상반기 중 CBDC 유용성에 대한 결론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X 컨소시엄 주관으로 진행되는 모의실험에는 ‘카카오뱅크’, ‘삼성전자’, 삼성SDS 자회사 ‘에스코어’,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개발사 ‘컨센시스’, ‘온더’, ‘코니아이’ 등이 합류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CBDC가 삼성 스마트폰인 갤럭시에 어떻게 작동하는지 등의 기술 협력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서병수 국회의원(국민의힘)은 지난달, 한국은행이 CBDC를 발행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담은 ‘한국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서 의원은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CBDC 모의실험 연구에 착수하고 있지만, 현행법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한국은행권과 주화만 발행할 수 있을 뿐 CBDC를 발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 법안 개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미국, 유럽연합 등 주요국가들이 CBDC 도입에 따른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를 확대하고 있고, 중국은 이미 2020년 CBDC 공개 시범운영을 확대 실시하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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