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올해 초 비트코인과 테슬라에 열광했던 투자자들이 이번에는 천연가스에 눈을 돌리고 있다. 유럽의 천연가스 선물은 연초보다 8배 상승했다. 6일(현지시간)에만 32% 급등해 사상 처음으로 메가와트시(㎿h)당 150유로를 돌파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연초 암호화폐와 테슬라를 둘러싼 거래 광풍은 지난 일이지만, 천연가스 가격을 전례없는 속도로 신고점으로 끌어올리고 있는 에너지 트레이더들 사이에서도 같은 광풍을 목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주요국가의 ‘위드 코로나’ 정책 전환 이후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한편 공급이 이를 따라잡지 못해 수급 상황이 악화됐다. 또한 북반구 지역에 겨울이 다가오는 만큼 에너지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날 유럽 지표 가격인 네덜란드 TTF(다음 날 인도분)은 40% 치솟아 메가와트시(㎿h)당 162.125유로를 기록했다. 영국의 11월 천연가스 선물은 39% 급등해 섬(therm)당 407.82펜스를 기록했다. 네덜란드 TTF는 전날에도 20%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가격 급등은 거래 광풍을 넘어 인플레이션 급등을 가져와 세계 시장과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는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인플레이션, 성장 및 외부 계정에 대한 이같은 움직임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며 “예를들어 유럽의 상대적인 에너지 사용량을 고려하면 올해 천연가스 가격 상승은 배럴당 200달러에 거래되는 유가 거래에 해당한다. 이같은 가격 변동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도이체방크는 유로존이 선진국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천연가스 급등이 지속된다면 유럽 무역 흑자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유럽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며 수급 긴축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유럽연합(EU)은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신속한 조치를 약속했다.
네덜란드와 영국의 천연가스 선물은 이틀사이 60% 급등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유럽연합(EU)의 카드리 심슨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치솟는 비용이 경제 회복을 저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연말까지 천연가스 시장 규칙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CIS의 톰 마제크-만서 애널리스트는 “이것(천연가스 가격 급등)은 그저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어떻게, 왜 그렇게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지 정당화하거나 자격을 부여하는 것조차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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