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12일(현지시간) 미 국채 수익률 곡선이 평탄해졌다.(커브 플래트닝)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하면서 2년물 금리는 18개월간 최고치로 올랐지만, 장기물의 경우 입찰 호조와 성장 둔화 전망으로 하락 압력을 받았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오후 2시 44분 기준 국제 벤치마크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2.1bp(1bp=0.01%포인트) 내린 1.5838%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30년물은 5.2bp 하락한 2.1076%를 나타냈다. 반면 2년물 금리는 3.2bp 오른 0.3499%를 가리켰다.
# 2년 금리 오르고, 30년 금리 떨어지고
장중 2년물 금리는 0.36%까지 오르며 지난해 3월 25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유가가 보합권에 머물며 인플레 우려가 다소 잦아들자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이날 재무부가 진행한 580억 달러 규모의 3년물 입찰은 다소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80억 달러 규모의 10년물 입찰에서는 양호한 수요가 확인됐다.
이날 공개 발언에 나선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은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을 위한 고용 조건이 거의 충족됐다고 판단했다.
# 고용조건 테이퍼링 충족
별도로 공개 발언한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기조 인플레이션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2% 목표치를 정말로 웃돌고 있다는 결론을 낼 만큼 충분히 상황을 지켜봤다”면서 이것이 장기 인플레 기대가 목표치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면밀히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보스틱 총재는 다만 금리 인상은 1년 여가 지난 후에나 이뤄질 수 있다며 성급한 긴축 기대를 경계했다.
인플레 우려 속에서 투자자들은 13일 미 노동부가 공개하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한다. 월가 전문가들은 9월 CPI가 전년 대비 5.3% 상승하고 근원 CPI도 같은 기간 4.0% 올랐을 것으로 예상했다.
브린모트러스트의 짐 반스 이자율 책임자는 로이터통신에 “에너지 가격이 며칠 연속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시장은 연준의 손이 더욱 묶일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면서 “‘일시적’이라는 테마는 여전하지만, 여기에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스 책임자는 “시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각기 다른 각도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이것이 연준에 문제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은 2021년 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6.0%에서 5.9%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2022년 성장률 예상치는 4.9%로 유지됐다.
# 미 달러화, 지난해 9월 이후 최고
미 달러화가 12일(현지시간) 1년여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을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는 이날 달러화를 끌어올렸다. 유가를 필두로 지속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달러화에 상승 압력이 됐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오후 3시 39분 기준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지수)는 전장보다 0.19% 오른 94.50을 기록했다.
장중 달러지수는 94.563까지 오르며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달러지수는 18개월간 최고치로 상승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을 따라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2년물 국채금리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상승 압력을 받았다.
연준의 테이퍼링이 임박해졌다는 인식과 함께 다른 국가들과 정책 탈동조화는 달러화의 상대적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 엔화 약세…3년래 가장 약해
정책 기조에 차이가 확대되면서 일본 엔화는 달러 대비 3년간 가장 약해졌다. 이날도 달러/엔 환율은 0.22% 오른 113.57엔을 기록했다.
도이체방크는 월간 설문조사에서 대다수 응답자가 미 국채 수익률이 현 수준보다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내셔널 호주 은행의 레이 아트릴 수석 외환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가장 큰 동인은 미 국채 수익률의 추가 상승이며 이것은 단순한 금리 차 확대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달러화 강세 속에서도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대표적인 상품 통화인 호주 달러는 지지됐다. 이날 호주 달러는 미 달러 대비 0.08% 상승했다.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 대비 완만히 하락세를 보였다. 유로/달러 환율은 0.18% 내린 1.1534달러, 파운드/달러 환율은 0.01% 하락한 1.3953달러를 각각 나타냈다.
# 에너지 공급 부족 우려 속 혼조…WTI 0.2%↑
국제유가가 12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최근 유가 급등세가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며 방향성 없이 거래에 나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1월물은 전장보다 배럴당 12센트(0.2%) 상승한 80.64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2월물은 23센트(0.3%) 내린 83.42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유가는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공급 부족 현상이 진행되면서 급속도로 상승했다.
특히 중국과 인도에서는 연말까지 전력난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런던과 잉글랜드 동남부 지역에서는 계속해서 연료 사재기가 지속하고 있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은 2021년 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6.0%에서 5.9%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2022년 성장률 예상치는 4.9%로 유지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유가 상승세도 꺾일 것으로 기대한다. 수요 증가 속에서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국 연합체 OPEC+는 증산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날 백악관의 한 관료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OPEC이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 추가로 지원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 관료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원유 및 휘발유 가격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으며 미국 내에서 반경쟁적 관행을 단속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IBC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레베카 배블린 선임 에너지 트레이더는 블룸버그통신에 “우리는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원유의 배럴당 250달러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오르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른다”면서 “시장은 새로운 에너지 상황을 알아내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최근 소식이 배럴당 80달러의 미국산 유가가 적정한지에 대한 일부 참가자들의 의구심으로 이어졌다면서 시장은 현재 과매수 상태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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