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월가가 달러화 상승에 공격 베팅하고 나섰다.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과 금리인상 기대감이 지구촌 외환시장 트레이더들의 강달러 베팅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9월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가 실망스러웠지만 인플레이션 상승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자 연준의 매파 행보에 무게가 실리는 한편 달러화 강세 기대감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 강달러 베팅…개미도 할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월가의 외환 전문 트레이더뿐 아니라 소위 개미 투자자들 역시 적극적인 강달러 베팅에 나설 것을 권고한다.
11일(현지시각)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레버리지 펀드의 달러화 상승 포지션이 1년래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특히 엔화에 대한 달러화 상승 전망이 크게 고조됐다.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2018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밀린 가운데 월가는 달러화의 추가 상승을 점치는 모습이다.
이와 별도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달러화 하락 리스크 헤지 비용에서는 투자자들의 강달러 기대감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1차 팬데믹 이후 최고조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 이머징마켓 투자열기 꺾이고, 달러 자산 수요 증가할 것
투자은행(IB) 업계도 달러화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라보뱅크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미국 시장 금리가 상승하면서 이머징마켓 자산에 대한 투자 열기가 한풀 꺾이는 한편 달러화 표시 자산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 강달러 기조가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삭소뱅크 역시 4분기 달러화 하락에 베팅한 세력이 커다란 손실을 떠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환시장이 마침내 연준의 테이퍼링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인플레이션 상승이 예상보다 길게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상황도 강달러를 부추기는 대목이다.
에너지 위기에 공급망 교란까지 맞물리면서 물가가 추세적으로 오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자 투자자들은 연준의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이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준의 긴축 통화정책은 일반적으로 달러화 강세로 이어진다. 9월 고용 지표 부진에도 달러화 상승 베팅이 흔들리지 않은 것은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 저금리 펀딩 통화…유로, 엔 약세될 것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화가 특히 이른바 펀딩 통화에 대해 강한 상승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펀딩 통화는 저금리 기조를 앞세워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축이 되는 통화로, 유로화와 엔화가 대표적이다.
CIBC의 제러미 스트레치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를 갖고 “연준이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일본은행(BOJ) 등 주요국 중앙은행에 비해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에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며 달러화 상승 베팅의 배경을 설명했다.
달러화 상승 가능성을 겨냥해 보다 적극적으로 수익률을 추구하기 위한 전략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이른바 달러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한다.
# 달러 ETF, 어떤 것이 있나?
대표적인 상품으로 2007년 2월 출시된 인베스코 DB US 달러 인덱스 불리시 펀드(UUP)가 꼽힌다. 총 운용 자산 규모가 5억달러를 훌쩍 웃도는 펀드는 유로화와 엔화, 파운드화 등 선진국 10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상승을 겨냥한다.
연초 이후 약 5%의 수익률을 올린 펀드는 최근 1개월 사이 2%의 운용 성적을 올렸고, 3년과 5년 등 장기 수익률은 각각 3%와 4%로 완만했다.
2013년 12월 출시된 위즈덤트리 블룸버그 US 달러 불리시 펀드(USDU)도 투자자들이 추천하는 상품이다.
자산 규모가 1억5000만달러로 집계된 펀드는 달러화(25.83%)와 미국 단기물 국채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
올들어 펀드는 약 4%의 수익률을 냈고, 1개월 운용 성적이 약 2%로 집계됐다. 최근 1년 사이에는 0.13% 소폭 손실을 기록했다.
이 밖에 2016년 출시된 리버프론트 다이나믹 언컨스트레인드 인컴 ETF(RFUN)도 달러화가 상승 흐름을 탈 때 반사이익을 얻는다.
연초 이후 2%를 웃도는 수익률을 낸 펀드는 3년과 5년 사이 각각 18%와 24%의 수익률을 올리며 앞서 두 개 상품을 크게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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