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 국채 금리가 28일(현지시간) 상승했다. 3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월가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4분기 반등 기대와 고용시장 개선세는 이날 채권 금리를 띄웠다. 부진한 입찰 역시 국채 가격에 마이너스(-) 요소였다.
장기물 시장에서는 20년물 금리가 30년물 금리를 역전하는 현상이 발생해 최근 심화한 커브 플래트닝을 확인했다.
뉴욕 채권시장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오후 3시 42분 기준 국제 벤치마크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4.2bp(1bp=0.01%포인트) 상승한 1.571%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2년물은 1.2bp 오른 0.501%를 나타냈다. 장중 2년물은 0.5640%까지 올라 19개월간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년물은 1.9bp 상승한 1.961%를 나타냈다. 20년물은 1.978%로 5.2bp 올라 30년물보다 수익률이 높아졌다.
미 상무부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연율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기대치 2.7%를 밑도는 수치로 지난해 2분기 이후 최저치다.
다만 예상보다 낮은 성장률 지표를 확인한 전문가들은 공급망 차질에 따른 일시적인 둔화라고 보고 4분기 성장률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다.
고용시장이 개선세를 지속한 점 역시 금리 상승 요인이 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8만1000건으로 지난해 3월 14일 주간 이후 최소치라고 밝혔다.
에버코어의 스탠 십리 이자율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국채 시장은 약한 GDP 보고서를 개의치 않았고 개선하고 있는 GDP 디플레이터와 근원 PCE 디플레이터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GDP 디플레이터는 미국 재화와 서비스 물가의 변화를 나타내 실제 경제 활동 수준의 연간 변화를 비교하도록 도와주는 지표다. 근원 PCE 디플레이터는 국내 인플레이션을 보여준다.
십리 전략가는 “사람들은 실업수당 수치를 들여다보고 다음 주 양호한 고용지표가 발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GDP 지표는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연방기금 선물 시장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내년 6월 80%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측했으며 7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100%로 반영했다.
시장에서는 장단기 금리 차가 줄어 수익률 곡선이 눕는 커브 플래트닝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장기물 시장에서는 20년물 수익률과 30년물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나 최근 플래트닝을 확인하기도 했다.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 차는 장중 97.7bp로 지난 8월 이후 가장 평탄해졌다. 5년물과 30년물 금리 차는 73.4bp로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좁혀졌다.
BMO 캐피털 마켓의 댄 벨턴 이자율 전략가는 “20년물의 30년물 수익률 역전을 침체 신호로 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른 벤치마크 금리는 역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벨턴 전략가는 “시장이 가파른 금리 인상을 반영하면서 수익률 곡선이 평탄해졌지만 역전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TD증권의 프리야 미스라 글로벌 금리 수석 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에 “시장이 미쳤다”면서 “20년-30년 수익률 곡선은 시장의 전반적인 플래트닝을 반영했고 이는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도록 강요되고 성장을 상당히 둔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이날 7년물 입찰은 기대보다 부진했다. 낙찰금리는 1.461%, 응찰률은 2.25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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