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최창환 선임기자] 비트코인 백서가 나온지 13년이 됐다. 2008년 10월 31일 오후 2시.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개발자가 암호학자들에게 탈중앙화된 P2P 전자 화폐 시스템의 개념과 작동원리를 설명한 8쪽 짜리 백서를 돌렸다.
비트코인은 백서에 적힌 원리에 따라 2009년 1월부터 채굴되기 시작했다. 이후 비트코인은 괴짜들의 장난감에서 범죄자를 돕는 화폐, 개인의 양심을 지켜주는 보루, 월가의 자산클래스, 일국의 법정통화로 발전해 왔다.
물론 아직도 내재가치가 없는 투기수단, 폰지 사기, (만번은 더 꺼진) 거품으로 취급하는 사람도 많다.
비트코인은 그러나 가격 폭락 이후 다시 또 최고가를 돌파하면서 살아남았고 각국 정부의 공격도 버텨냈다. 특히 올해는 G2의 하나인 중국의 공격에서 살아남았다. 미국의 정관계는 ‘확실하게’ 비트코인을 수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범죄자의 돈이 13년 만에 기축통화인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에서 받는 대접을 살펴보면 앞으로 비트코인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블록미디어가 올해 보도한 내용을 통해 미국 정관계의 주요 비트코인 어록을 살펴본다.
신시아 루미스 미상원의원 “비트코인은 신의 축복, 정부의 무책임을 초월”
신시아 루미스 미연방상원의원(와이오밍 공화당)은 대표적인 친비트코인 의원이다. “비트코인을 주셔서 신에게 감사한다’는 의회에서 한 발언이다. 민주당 바이든행정부의 통화살포와 재정확대가 달러가치 하락을 초래해 사람들을 어렵게 한다고 비판하면서 한 말이다.
미국의 심장부인 의회에서 비트코인을 찬양하고 달러를 공박하는 내용이 울린 것이다.
그녀는 비트코인 보유를 커밍아웃했다. 달러가치는 하락하니 인플레이션에 대비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구입해야 한다고 CNN등 미국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주장한다.
“비트코인, 정부 신뢰상실로 세계 준비통화 될 수 있어’–랜드 폴 미연방상원의원
미상원에서 신시아 루미스는 혼자만 튀는 별종 의원이 아니다.
랜드 폴(공화당. 캔터키) 미연방상원의원도 “비트코인이 세계의 준비통화(reserve currency)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의 준비통화는 미국 달러다. 비트코인이 미국 달러의 자리를 대신 차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사람들이 정부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면서 비트코인이 실제로 전세계의 준비통화(reserve currency)가 될지 여부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변화하는 미국 연방정부
정치인들의 발언은 입법을 통해 구체화 된다. 행정부를 압박해 행동에 옮기도록 해야 한다. 실현에 시간이 걸린다. 반면 행정부는 위임받고 제도화된 힘인 행정력을 통해 바로 실천할 수 있다. 말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진다.
올해는 미국 중앙정부가 본격적으로 비트코인을 수용하기 시작한 해로 평가될만 하다. 비트코인 ETF가 승인되는 등 행정부의 기본입장이 비트코인의 제도적 수용쪽으로 확실히 옮겨갔다.
“비트코인은 국경없이 24시간 열리는 닫을 수 없는 시장”–겐슬러 SEC위원장
겐슬러의 발언은 그가 비트코인을 이해하고 있다는 증명이다. “닫을 수 없는”이란 단어는 이미 탈중앙화한 비트코인이 정부의 손아귀에서 벗아난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는 “사토시라는 천재가 만들었다’ “이미 세상을 바꾸고 있다”고 말하는 등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인물이다.
선물기반이라는 제한은 있지만 비트코인 ETF를 승인해 기관들과 일반 개인들의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접근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월가가 비트코인을 수용할 수 있는 큰 길을 만들어 준 것이다.
미 규제 당국 은행 암호화폐 수용 방안 검토 중–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옐레나 맥윌리엄스 회장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옐레나 맥윌리엄스 회장은 “은행이 위험을 적절하게 관리하고 완화하면서 [암호화폐]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미국 은행의 암호화폐 보유 관련 규정이 마련될 경우 은행이 고객 거래를 촉진하기 위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대출을 위한 담보로 사용하거나 대차대조표에 보유하는 방법을 명확히 할 수 있다.
가장 보수적인 은행의 암호화폐 보유는 주류사회에 비트코인이 완벽하게 진입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연준 파월: 암호화폐 금지 의사 없어 … 스테이블코인 규제 필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지난 9월30일(현지시간) 의회청문회에서 암호화폐를 금지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파월은 스테이블코인은 규제하는 게 보다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의 발언이후 비트코인은 10%가량 폭등했다.
비트코인의 가장 큰 경쟁자는 미국 달러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이후 미국중심의 금융시스템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며 태어났다. 달러가치와 달러시스템을 지키는 한 가운데 연준(FED)가 있다.
연준의장이 비트코인을 금지할 생각이 없다고 한 것은 달러시스템이 비트코인과 공존을 모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비트코인은 스스로 생존해 왔다. 중국이라는 강대국의 공격도 이겨냈다. 미국의 포용은 생존한 비트코인이 더 빠르게 성장하기 위한 지원군이다.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정치인보다는 ‘비트코인을 잘 모르는’ 정치인이 아직은 더 많다. 이들 모두를 비트코인의 적으로 볼 수도 그럴 이유도 없다. 그러나 노골적인 적대감을 표현하는 정치인도 있다.
트럼프 전대통령이 대표적이다.
트럼프는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사기처럼 보인다”면서 “본질적으로 달러와 경쟁하는 통화라는 점에서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미국 달러가 세계의 통화가 돼야 한다”면서 “나는 정부가 암호화폐를 아주 아주 강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연방정부보다 비트코인에 적극적인 지방정부 주지사와 시장들
비트코인에 가장 우호적인 발언을 많이 하는 사람은 프랜시스 수아레스 마이애미 시장이다. 그는 미국대통령을 친비트코인 인물로 뽑야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마이애미를 비트코인의 글로벌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중국 채굴기업유치를 위해 “친황경적이고 저렴한 원자력발전을 제공하겠다”고 마켓팅 하고 있다. 직원들 급여도 비트코인으로 지급하고 규정을 고쳐 세금도 비트코인으로 받겠다고 선언했다.
텍사스주도 글로벌 비트코인 수도가 되겠다며 경쟁하고 있고 와이오밍주도 각종 혜책을 주며 채굴업체 등 비트코인 기업들을 유치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달러에 도전하며 태어났지만 달러의 본 고장인 미국에서는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정치권 모두 비트코인 수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13년동안 만들어 낸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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