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미국 대통령 직속 워킹그룹(President’s Working Group)이 스테이블코인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미국 정책 당국이 스테이블코인, 디파이, 암호화폐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축약해서 보여주는 문건입니다. 꼭 한 번 정독할 필요가 있는데요.
이 보고서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겁니다.
“탈중앙화된 암호화폐가 아닌 디지털 자산은 증권, 상품, 파생상품 중 하나이고, 모두 감독당국의 규제를 받는다.”
# 업계+학계+로비단체
보고서 맨 뒤에 참여자 명단이 나옵니다. 코인베이스 등 암호화폐 거래소, 테더, 서클 등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금융법 전공 교수, 은행 입장을 대변하는 협회, 블록체인 로비단체 등입니다.
여기 이름을 올린 업체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죠. 최전방 공격수들입니다.
26페이지 짜리 보고서에 그래프가 2개 나옵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 락업된 코인 비율인데요. 테더, USD코인, DAI, 바이낸스USD, 트루USD, 팍스달러, 제미니달러 등입니다.
DAI를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라고 명시하면서도 시총이 훨씬 큰 테라(Luna)는 언급도 안합니다.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테라 공동대표에게 소환장을 발부했습니다.
SEC 뒤끝 작렬입니다.
# 디파이 리스크 11가지 열거
스테이블코인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대표적인 예로 디파이를 설명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보고서는 디파이가 탈중앙을 이념으로 하지만, 몇몇 경우 집중된 운영, 소수 개발자가 주도하는 서비스라고 비판합니다. 규제 타깃이 여기에 맞춰질 것을 예고하는 거죠.
디파이 리스크 11가지를 조목조목 열거하기도 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 ‘자동 시장 조성(Automated Market Maker)’에 쓰인다는 것도 언급합니다. 규제 당국이 보기에 불편한 행동인거죠.
# 미국 CD, CP 발행량에 맞먹는 규모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은 1300억 달러에 달합니다. 미국 머니마켓펀드의 기업어음(CP)이 2373억 달러, 양도성예금증서(CD)가 1427억 달러 수준입니다.
지난달 아이스디지털에셋이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미국 정책 당국이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이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CP, CD처럼 은행에 준하는 규제를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번에 나온 보고서가 딱 그런 결론을 내립니다.
# 향후 규제 방향
보고서는 의회가 관련 입법을 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감독권을 법으로 정해달라는 거죠.
입법이 지연되면 SEC가 나서서 기존 법으로 스테이블코인, 디파이 등을 “손봐주겠다”고 말합니다.
또 하나. 메타(페이스북)가 추진 중인 디엠 프로젝트는 결사 반대입니다.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지배할 수 있고, 거래 정보를 독점함으로써 소비자 권익을 침해한다는 거죠,.
다분히 기존 금융권의 입장을 대변하는 결론인데요. 금산분리는 19세 이후 모든 경제정책의 근본입니다.
# 화성의 머스크 공화국
이 모든 걸 거부하고, 저항하며 “우리는 탈중앙 이념에 따라 우리 식으로 살란다”고 해도 됩니다. 화성으로 이주해서 머스크 공화국을 만들면 됩니다.
그러나 지구에서 디지털 자산 투자를 할 사람들은 당분간 그렇게 하면 곤란합니다.
디엠처럼 주인이 있는 코인, 지배력이 존재하는 거버넌스 코인, 우리나라 페이코인처럼 뭐든 다 하겠다는 코인은 규제 당국이 그대로 두지 않을 겁니다.
카카오가 금융도 하고, 이커머스도 하면서, 자기 코인 만든다고 하면 금융위원회가 구경만 할까요?
카카오는 금융, 이커머스, SNS를 분사하는게 맞습니다. 네이버도 그렇구요. 공룡이 됐죠. 소비자 정보가 특정 회사에 집중됩니다.
미국 정책 당국이 왜 디엠을 반대하는지 생각하면 답이 나옵니다.
# “탈중앙 코인으로 2개만 인정”
리플과 전쟁 중인 SEC는 절대 빈 손으로 퇴각하지 않습니다. 정책 당국과 암호화폐 업계의 대리전이나 마찬가지니까요. 테라 역시 이 대리전에서 유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 빔이 시장을 휩쓸고 있는데요. 메타버스 세계관과 생태계에서 작동하는 코인이 “주인 있는 코인, 산업자본이 지배하는 코인”이라면 SEC의 공격 대상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SEC는 공식적으로 딱 두 개를 탈중앙 코인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시총 1위, 2위 입니다.
JJ 기자가 영상으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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