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10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소비자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서둘러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는 이날 강한 매도세로 이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0.04포인트(0.66%) 내린 3만6079.94에 마감했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8.54포인트(0.82%) 하락한 4646.71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63.84포인트(1.66%) 밀린 1만5622.71로 집계됐다. 이날 나스닥의 낙폭은 지난 10월 4일 이후 가장 컸다.
이날 투자자들의 관심은 물가 지표에 집중됐다. 미 노동부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한 달 전보다 0.9%, 1년 전보다 6.2% 각각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지난 1990년 이후 최고치였다.
# 연준 떠밀리듯 금리인상?
월가는 높은 물가 상승률에 대한 연방준비제도(Fed)의 대응 전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완전고용을 달성할 때까지 조기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본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연준이 떠밀리듯 조기 금리 인상에 나서 인플레 방어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높다.
핌코의 티파니 와일딩 북미 이코노미스트는 투자 노트에서 “오늘 보고서는 연준이 불편한 처지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면서 “우리는 몇 달간 그들에게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강한 10월 물가 상승세는 연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과 금리 경로 예측치를 12월 다시 변경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핌코는 연준의 금리 경로 예측치 층간값이 내년 두 차례 인상을 반영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기자회견을 지켜보며 거래하는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씨티인덱스의 피오나 신코타 선임 금융 시장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물가 상승률이 6% 수준을 넘었기 때문에 연준은 상당히 난처해질 것”이라면서 “그들이 6.2%의 CPI 상승률을 무시할 방도가 없으며 이것은 더욱 매파적인 느낌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블룸버그TV와 인터뷰한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리를 올리거나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속도를 높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
# 골드만 “내년까지 인플레…물가 방어 투자가 승리의 관건”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와 연관된 거래가 2022년 승자의 전략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골드만의 분석가들은 투자 노트에서 “내년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인플레 변동성과 높은 수치, 상방 쏠림을 감안할 때 우리는 시장이 인플레이션 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장중 지지력을 보이던 3대 지수는 오후장 들어 뚜렷이 약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국채금리 급등 속에서 나스닥지수는 장중 낙폭을 2% 이상으로 늘리기도 했다.
# 미 국채수익률 급등
국채금리는 큰 폭으로 올랐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11.2bp(1bp=0.01%포인트) 상승한 1.561%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실질금리를 나타내는 10년물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는 사상 최저치인 마이너스(-)1.243%를 나타냈다.
테슬라의 주가는 이날 4.34% 상승했다. 최근 약세 속에서 시가총액 1조 달러가 잠시 붕괴하기도 했던 테슬라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증시에 데뷔한 전기차 회사 리비안의 주가는 29.14% 급등 마감했다. 강한 실적을 발표한 음식 배달업체 도어대시의 주가는 이날 10.81% 급등했다.
패스트푸드 체임 웬디스의 주가는 분기 매출이 기대를 밑돌며 7.12% 내렸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5.40% 오른 18.7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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