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에서 소비자물가가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고공 행진하자 월가 전문가들 사이 금리 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거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이번 달 42명의 이노코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에서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관리하기 위해 예상보다 빨리 금리 인상에 나설 걸로 관측했다.
◆ 과반수 이상 내년 4분기 금리인상 전망
지난 15~18일 실시한 서베이에서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이 내년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 답했다. 지난달 조사에서 응답자 과반이 2023년 초를 첫 금리인상 시기로 예상했던 데에서 시기가 앞당겨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근처의 월가 표지판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응답자들은 내년 4분기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0.5%로 25bp(1bp=0.01%) 인상하고, 이어 2023년 2분기까지 두 번 더 인상할 걸로 내다봤다. 총 3차례의 금리 인상으로 연방기금 금리는 2023년 말에는 1.25~1.5%에 이를 거라는 관측이다.
이처럼 전문가들이 첫 금리 인상 예상 시기를 앞당긴 배경에는 최근 고공행진하고 있는 물가가 자리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대다수의 응답자들은 지난달 30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적어도 2024년까지는 연준의 물가 안정 목표인 평균 2%를 웃돌 것으로 봤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연준의 거듭된 주장에도 불구하고 월가 전문가들 사이 인플레가 장기화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 월가 IB들도 내년 3~4분기 사이 금리인상 전망
월가 유력 투자은행(IB) 사이에도 연준의 첫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거란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JP모간은 18일 보고서에서 연준이 내년 9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간은 내년 9월 연준이 첫 금리 인상에 나선 후 “실질 금리가 적어도 제로가 될 때까지” 연준이 매 분기 금리를 0.25% 인상해 나갈 것으로 관측했다.
도이치방크는 이보다도 이른 내년 7월을 첫 금리 인상 시기로 점쳤다. 머니마켓 시장시장에서도 내년 7월경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연준에 추천하고 싶은 대응책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3분의 2에 이르는 27명의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겨 내년 9월경에는 나서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높아진 인플레와 이에 따른 연준의 정책 실수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미셸 메이어 미국 경제 책임자는 “비용과 노동비용이 동시다발적으로 오르며 물가를 끌어올려 연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며 “내년 여름 경에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연준이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이번 분기와 다음 분기 연속으로 4%를 웃돌며 연준의 물가안정 목표 2%를 두 배 가까이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며 PCE가격지수 상승세도 둔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기준으로 2분기 6.7%에서 3분기에는 2.0%로 둔화됐다가 4분기에는 4.8%까지 강화될 걸로 예상됐다. 지난달 전망치인 3.8%(3분기), 5.0%(4분기)에서 각각 하향 조정됐다.
같이 읽으면 좋을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