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26일 홍콩증시를 대표하는 3대 지수가 큰 낙폭을 기록하며 하루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홍콩항셍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7% 하락한 24080.52포인트를,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의 주가를 반영한 국유기업지수(HSCEI, H주지수)는 2.65% 내린 8576.07포인트를,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대표 기술주의 주가를 반영한 항셍테크지수(HSTECH)는 3.25% 급락한 6151.99포인트를 기록했다.
섹터별로는 중국 대형 과학기술주를 비롯해 헝다그룹 테마주, 교육, 항공, 비철금속, 온라인의료, 메타버스, 전자담배, 카지노, 물류, 석탄, 자동차 등 대다수 종목이 약세를 연출했다.
중국 당국의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 규제 우려가 다시금 부상하면서 항셍테크지수에 속한 중국 대형 과학기술주의 대다수가 하락 마감했다.
대표적으로 콰이서우(1024.HK)가 8.02%, 알리바바(9988.HK)가 4.65%, 비야디전자(0285.HK)가 4.55%, 메이퇀(3690.HK)이 3.87%, 텐센트홀딩스(0700.HK)가 3.01% 하락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정보 보안을 위해 최근 차이나모바일, 중국건설은행, 중국석유천연가스(CNPC) 등 중국 국영기업 9곳에 텐센트가 개발한 ‘국민 메신저’인 웨이신(위챗)의 사용 금지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전날에도 당국은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위챗을 비롯한 텐센트의 애플리케이션(앱) 업데이트와 신규 앱 출시를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여기에 중국 규제 당국이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의 미국 뉴욕증시 자진 상장 폐지를 요구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우려가 더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규제 당국인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은 디디추싱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자진 상장 폐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 텐센트증권] 26일 홍콩항셍지수 주가 추이 |
당국의 규제리스크는 홍콩증시 전반으로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순매도세가 유입, 교육과 전자담배, 카지노 등 전 거래일 강세를 연출했던 섹터들이 무더기로 하락했다.
전 거래일 강력한 상승세를 연출한 교육 섹터에서는 스칼라교육(1769.HK)이 12.59%, 천립교육국제홀딩스(1773.HK)가 9.91%, 전자담배 섹터에서는 화보국제(0336.HK)가 7.37%, 비야디전자(0285.HK)가 4.55%의 낙폭을 기록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델타 변이보다 전염력이 더욱 강력한 신종 변이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항공 섹터 대표 종목들 또한 하락세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루이강그룹(0357.HK)이 5.90%, 북경수도공항(0694.HK)이 4.22%, 국태항공(0293.HK)이 4.11% 하락 마감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 해외 매체에 따르면 ‘누(NU, B.1.1.529)’로 이름이 붙여진 이 신종 변이는 바이러스가 사람 세포에 침투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 내부에 32개의 돌연변이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16개의 돌연변이를 보유한 델타 변이의 배에 달하는 숫자로,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헝다그룹 테마주 또한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헝다그룹(3333.HK)이 10.39%, 에버그란데 프로퍼티 서비시스 그룹(6666.HK)이 7.94%, 헝다뉴에너지자동차(0708.HK)가 5.40%의 낙폭을 기록했다.
에버브라이트 선헝카이(光大新鴻基∙Everbright SunHungKai) 웰스 매니지먼트의 원제(溫傑)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미국 금리인상을 우려하고 있으며, 대형 신경제(新经济, ICT 기술을 기반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경제) 종목의 성장 동력이 시장의 기대보다 약해 홍콩주 투자심리가 다시 약해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