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납부 시점 2024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부터
# 비과세 한도 250만원·기타소득 분류 ‘유지’
# 전문가 “주식처럼 금융투자소득으로 과세해야”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내년부터 시행하려고 했던 가상자산 과세가 1년 미뤄졌다. 하지만 이번에 개정된 소득세법에는 가상자산을 무형자산이 아닌 금융자산으로, 기타소득이 아닌 금융투자 소득으로 분류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아 반쪽 개정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일 국회와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재석 의원 198명 중 찬성 146명, 반대 28명, 기권 24명으로 가결했다.
가상자산 과세는 당초 계획대로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2023년 1월로 1년 연기됐다. 내년까지는 가상자산을 양도해 소득이 발생하더라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가상자산 과세는 이듬해 거래액을 기준으로 부과해 실제 투자자의 납부 시점은 2024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부터다.
당초 정부와 국회 모두 시장 안정 등을 이유로 내년부터 가상자산 과세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내년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여론을 의식한 듯 여야 모두 과세 유예로 입장을 바꿨다.
과세 시점은 유예됐지만, 비과세 한도를 25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확대하는 안은 보류됐다. 앞서 여야는 지난해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을 처리하면서 가상자산 거래를 통한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보고 연 250만원 이상일 경우 양도차익의 20%의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는데, 이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반면 금융투자소득으로 분류된 주식과 펀드, 채권 등은 공제액은 5000만원에 달한다. 특히 주식의 경우 5년 동안 결손금 이월공제가 허용되지만, 가장자산은 공제를 적용받지 못하는 등 형평성 논란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를 두고 가상자산 업계에선 환영과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갑수 한국블록체인협회장은 “과세 유예가 통과한 데 대해 환영한다”며 “협회와 회원사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원칙에 따라 과세에 적극 동의하는 바이며, 유예기간이 늘어난 만큼 안정적인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해 조세정책에 협력하고 국가 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회장은 “가장자산 수익을 복권 당첨금이나 경마 수익금 등과 같은 기타소득으로 분류한 것은 아쉽다”며 “가상자산 시장이 사실상 주식과 유사한 형태를 띠며 발전해가고 있는 만큼 형평성 등을 감안해 차후 관계 당국의 재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유예된 기간 동안 사업자와 투자자들의 혼란을 줄일 수 있는 명확한 과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기타소득으로 과세 시 금융투자소득으로 과세할 때 보다 불리하다는 주장도 있다. 비트코인 소득액이 1억원이라고 하면 총 소득세는 1950만원을 내야한다. 주식양도 소득액 1억원을 금융투자소득으로 과세하면 1000만원의 소득세를 내면 된다.
기타소득으로 과세하면 950만원의 소득세를 더 내야 하고, 추가적인 건강보험료 부담과 국제적 이중과세 등 부담이 더 크다.
이동건 한밭대학교 교수는 가상자산 회계처리에 대해 “가상통화가 무형자산의 성격을 가지는 것은 물리적 실체가 없다는 것 하나 뿐”이라며 “계약이 없다는 점을 제외하고 큰 가격변동폭, 경쟁시장에서 거래, 가상통화 펀드‧선물거래 편입,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감안하면 신종 금융자산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계기준은 불변이 아니다”라며 “금융자산의 정의를 변경하거나 신종금융자산‧투자자산으로 해석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가상자산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할 것인지, 금융투자소득으로 편입할 것인지는 장기적인 논의가 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는 과세의 형평성 확보를 위한 인프라적이 요소가 갖춰져 있다고 평가하긴 어려워 유예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과세 행정시스템, 정보 출력 시스템을 갖춘 이후에 전면적인 과세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가상자산은 금융투자소득에 편입되는게 맞다”며 “대부분 증권형 토큰이 될 가능성이 있고, 지급형 토큰도 투자 성향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타소득인지 금융투자소득으로 과세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1년안에 합의점에 도달하기는 어렵고 더 장기적인 과제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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