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빗썸·코인원·코빗 ‘코드’ 12월 첫 적용
# 업비트 ‘람다256’ 연내 적용 어려워
# 중소거래소 시작으로 해외 마케팅 전망
# 첫 시스템 구축, 업계 표준 선점 목표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내년 3월 ‘트래블룰(Travel rule, 자금이동규칙)’ 시스템 적용일이 다가오면서 빅4 거래소 간의 트래블룰 솔루션 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다. 올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정식으로 한 만큼, 앞으로 이들이 구축하는 트래블룰 시스템이 업계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빗썸·코인원·코빗 거래소 3사의 트래블룰 합작법인 ‘코드’는 오는 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트래블룰 솔루션 서비스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 우선적으로 코인원과 코빗을 시작으로 뒤이어 빗썸이 적용할 예정이다.
코드의 트래블룰 솔루션은 코빗이 전체적인 로직을 설계·기획한 뒤 코인원이 솔루션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이후 세일즈와 대관업무는 빗썸이 담당할 예정이다.
코드는 이달 솔루션 공개를 시점으로, 국내외 가상자산사업자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위원회에 사업자로 신고한 곳은 거래소 29곳, 지갑 및 수탁 업체 13곳 등 총 42곳이다. 이 중 업비트의 시스템을 사용키로 한 곳을 제외하면 39곳으로, 이들이 우선 타깃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비트는 자회사 람다256을 통해 자체적인 트래블룰 솔루션을 적용할 계획이다.
업비트는 연내 트래블룰 시스템을 적용키는 어렵고, 내년 3월 전까지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당초 ‘코드’에는 업비트도 포함됐지만, 법인 설립 전에 독자 시스템 구축을 선언하며 탈퇴한 바 있다. 코드에서 업비트가 빠지게 된 배경에는 각자가 원하는 트래블룰 솔루션 주도권 싸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람다256은 지난 8월 베리파이바스프(VerifyVASP) 솔루션을 최초 공개한 이후, 9월 국내에 공개해 국내 얼라이언스 모집을 진행했다. 이미 중소 거래소 가운데서는 한빗코와 에이프로빗이 업비트의 람다 시스템을 적용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 태국의 사업자 20여 곳이 연동을 시작했다.
트래블룰은 자금세탁방지(AML)를 위해 거래소간 가상자산을 주고받을 때 송금인과 수취인의 정보가 파악되도록 하는 국제 기준이다.
사업자 간 정보 공유가 핵심이기 때문에 솔루션 개발 업체들은 참여사를 끌어모아 업계 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향후 가상자산업권법 마련도 기대되는 등 점차 제도권으로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 국내 거래소가 자체 개발한 트래블룰 솔루션은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스템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두 업체는 솔루션 개발 전부터 중소 거래소들에게 제휴 러브콜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중소 거래소들은 양사의 시스템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다만 자체 개발 시스템이나 해외의 시스템을 적용하려고 하는 곳들도 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중소 거래소들은 아무래도 업비트나 빗썸 만큼의 규모가 안 되다 보니 자체 시스템을 개발‧구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대부분 업비트 람다와 3사의 코드 솔루션을 검토하고 있고, 그쪽에서 미팅 요청도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솔루션의 확장성과 보안성이다”며 “국내 트래블룰 시스템은 해외와의 연동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고, 해외 시스템은 당국 규정 등 국내 이슈를 빠르게 반영하지 못할 것이란 염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FIU은 현재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개정안을 중심으로 국내 트래블룰 시스템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다.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트래블룰 적용을 법제화 할 것인지,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관리할 것인지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FIU는 내년 3월 25일부터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마친 거래소들을 대상으로 트래블룰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FIU 관계자는 “국제 표준과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충족하면 각 거래소들이 어떤 솔루션을 적용하는 지는 중요치 않다”며 “법제화하게 된다면 시간이 많이 걸려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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