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미국의 소비자 물가가 거의 40년래 가장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경제 회복을 압박할 위협으로 지적됐다. 또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보다 공격적 통화 부양책 축소 전망을 불러일으켰다.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8%, 전년 동기 대비 6.8% 올랐다고 발표했다. 연간 상승률 6.8%는 1982년 6월 이후 최고이자 다우존스 전망치 6.7%를 넘어서는 수치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소위 핵심 CPI는 전년비 4.9% 상승, 1991년 중반 이후 가장 큰 폭 오르며 다우존스 전망치(4.9%)와 일치했다. 11월 핵심 CPI는 전월 대비로는 0.5% 상승했다.
소비자 물가 상승의 주범은 에너지로 밝혀졌다. 에너지 가격은 2020년 11월 대비 33.3%나 올랐고 특히 휘발유 가격은 58.1% 상승했다. 식료품 가격은 전년비 6.1% 전진했다. 중고 자동차와 트럭 가격도 지난 1년 사이 31.4%나 치솟았다.
노동부는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폭은 최소 13년래 가장 컸다고 밝혔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발표됐음에도 이날 뉴욕 증시는 오후 2시 현재 완만한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며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11월 CPI 상승률이 7%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었다고 CNBC는 전했다. 블룸버그도 인플레이션 수치가 최악을 피했다는 일부 안도감이 주가 상승을 도운 것으로 분석했다.
연준 관리들은 최근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코로나 팩데믹과 관련된 강력한 소비자 수요와 공급 체인 병목 현상 때문으로 설명해왔지만 미국의 물가 상승세는 정책 결정자들의 예상보다 더 강력하고 지속적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물론 지난 몇주간 에너지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이 고점에 접근했다는 견해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하지만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96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었고 미국의 GDP가 강력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은 경제 회복의 최대 문제로 남아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한편 물가 압력이 여전히 강력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속도가 빨라지고 그에 맞춰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연준은 내주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테이퍼링 속도 조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출처: CNBC (자료: 미 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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