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주요 투자은행(IB) 등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미 국채 수익률곡선 평탄화를 감안 금리 인상에 앞서 대차대조표 축소(보유자산 매각)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13일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의 ‘국제금융시장 동향 및 주요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주요 주요 IB들은 최근 미 연준의 조기 금리 인상 전망이 강화되면서 미 국채 수익률곡선 평탄화가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IB들은 금리 인상기에 평탄화가 나타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최근의 움직임은 과거에 비해 그 정도가 크고, 발생시점도 빠르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7일 기준 미 국채 5년물과 3년물의 금리 차이인 ‘장단기 금리차’는 0.55%포인트로 지난 10월 이후 0.46%포인트 축소돼 코로나19 팬데믹 공포가 극심했던 지난해 3월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각국 중앙은행의 대규모 자산매입으로 인한 유동성 확대로 장기물 금리 상승이 상대적으로 제한되는 가운데,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전망과 맞물려 일각에서는 ‘그린스펀의 수수께끼’와 같은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린스펀의 수수께끼’는 기준금리 인상에도 장기금리가 오르지 않아 장단기 금리가 역전 현상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이와 관련 일부는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으로 이번 정상화 사이클의 최종 정책금리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평가했다.
대부분의 투자은행들은 과거 연준 정상화 사이클에서처럼 ‘선(先) 정책금리 인상, 후(後) 대차대조표 축소’를 기본 시나리오로 전망했으나, 일부에서는 연준이 미 국채 수익률곡선 평탄화 완화를 위해 그 순서를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저해되고 은행의 예대마진 축소로 대출 유인이 감소하는 점 등을 고려해 대차대조표 축소를 조기에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종료 후, 고용·성장 등 대내외 여건 변화로 금리 인상이 쉽지 않을 경우 대차대조표 축소가 유용한 대안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의 완화적 통화정책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참가자들은 “유로 지역 인플레이션이 내년 말 목표치인 2% 근방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ECB가 상당 기간 완화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16일(현지시간) ECB 회의에서 팬데믹 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을 예정대로인 내년 3월 종료하는 대신 자산매입 프로그램(APP)을 매월 200억 유로에서 400억 유로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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