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주요 투자은행(IB) 등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 연기금의 채권 수요 확대 등의 영향으로 내년에도 미국채 수익률곡선 평단화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일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의 ‘국제금융시장 동향 및 주요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IB들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화에도 불구하고 미 국채 장기금리가 하락하는 현상에 대해 신종 변이바이러스 우려, 경기전망 변동 외에도 미 연기금의 채권 매입 증가세를 배경으로 지목했다.
통상 단기채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장기채는 통화정책에 덜 민감하고 인플레이션이나 성장률 기대 등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인상기에는 장단기 미국채 수익률 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주가 및 금리 상승으로 미 기업연금의 기금적립비율이 100%에 육박하는 등 크게 개선됨에 따라 현 적립비율을 확정하기 위한 리밸런싱 거래(주식 매도, 채권 매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기금적립비율은 미래에 지급해야 하는 연금(부채)의 현재가치를 주식·채권 등 연기금 보유자산의 시가로 나눈 값으로 주가 상승시 자산가치가 높아지고, 금리 상승시 부채의 현재가치가 감소 하면서 개선된다.
모건스탠리는 “특히 연말을 앞두고 시장 유동성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연기금 매입이 집중되면서 금리 하락 압력이 증대되고 있다”며 “연기금의 채권 수요는 부채 듀레이션을 반영해 장기물에 편중돼 있고, 가격수준에 민감하지 않아 지속적 장기금리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내년에도 연기금의 채권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채 순발행량 축소까지 고려하면 연기금 거래로 인한 수익률곡선 평탄화 압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에 따르면 내년도 연금·보험의 미국채 수요는 올해(2000억 달러)보다 높은 2500억 달러로 예상된다. 미 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자 축소 등으로 미국채 이표채의 대(對민)간 순발행량 규모(10년물 등가 기준)는 올해 2조4500억 달러에서 내년 2조3800억 달러로 소폭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모건스탠리는 “주가·금리 상승 전망으로 기금적립비율 추가 개선 여지가 높은 가운데, 주가가 10~20% 조정되더라도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는 경우 기금적립비율은 90%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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