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회의록을 보면 양적긴축은 이제 막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나옵니다.
지난달 FOMC는 세 가지를 논의했습니다.
1. 테이퍼링
2. 금리인상
3. 양적긴축
세번째 양적긴축은 지난 2017~2019년 연준이 시도해본 경험이 있는데요.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연준이 들고 있는 채권 규모는 거의 9조 달러에 달합니다. 당시보다 2배 정도 많습니다. 금융시장, 경제 여건도 다릅니다.
# 금리인상은 익숙, 양적긴축은 생소
연준은 기준 금리 인상을 가장 선호하는 정책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첫째, 불확실성이 덜합니다. 늘 해온 일이니까요.
둘재, 대중과 소통하기가 쉽습니다. 시장에 신호를 보내고 해석하는데 무리가 없습니다.
셋째, 금리 인상이 보유 채권을 줄이는 것보다 훨씬 쉽습니다.
연준이 보유 중인 채권을 판다면 어떤 것을 팔지, 그 양은 어떻게 해야할지, 어떤 경로로 팔지, 생각할 것이 많습니다. 반면 금리 인상은 작동 방법이 교과서에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 채권 보유량을 줄여라
연준 관계자들 중 일부는 금리 인상도 좋지만 채권을 내다 파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일드 커브 플래트닝(yield curve flattening) 때문입니다. 장단기 채권 금리 차이가 너무 좁죠. 이는 경기후퇴를 시사합니다. 금융시장이 불안해할 수 있죠.
“기준 금리인상->단기 채권수익률 상승->장기 채권수익률 정체(또는 하락)->일드 커브 플래트닝 심화(또는 장단기 금리 역전)->경기 후퇴 신호”
이런 과정이 시장에 충격을 줄까봐 두려운 것이죠.
# 일드 커브를 장악하라
반면 보유 채권 규모를 줄이면 어떻게 될까요?
“채권 규모 축소->장기 채권수익률 상승->기준 금리 인상에 덜 의존->단기 금리 상승 제한-> 일드 커브 정상화”
정통 통화정책을 구사해서 기준 금리를 올리면 현재 채권시장의 일드 커브 구조 때문에 금융시장 안정성에 오히려 좋지 않다는 겁니다.
캔자스 시티 연방은행이 지난 10월에 낸 연구 보고서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옵니다. 채권 규모 축소가 더 유리하다는 것이죠.
“금리 인상 전에 채권 규모를 줄이는 것이 일드 커브 정상화와 경제 안정성에 기여한다.”
# 연준, 체면을 구길 수도 있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자칫 체면을 구길 수 있다고 걱정합니다. 이른바 오퍼레이션 손실인데요.
이것 때문에 채권 규모 축소를 선호한다는 분석입니다.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 상업은행들이 연준에 예치하는 돈(예금)에 줄 이자가 늘어납니다.
연준이 보유한 채권에서 받는 이자보다 내줘야할 이자가 더 많아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연준이 통화정책을 수행하면서 이자 손실을 보는 거죠. 다소 민망한 상황에 처하게 되고 이것이 ‘평판 비용’이 되어 연준을 곤란하게 한다는 거죠.
# 채권시장 교란
연준이 보유 채권을 팔면 채권시장을 교란할 우려가 있습니다. 9조 달러 가까운 채권을 잠재 매물이라고 생각해보세요. 채권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에서 연준 눈치를 보며 이탈할 가능성이 있죠.
실제로 2020년 3월 채권시장 수급이 엉키면서 혼란이 일자 연준이 대규모로 시장에 개입했던 적이 있습니다.
# 고민하는 연준
FOMC 회의록에 나와 있는 이 같은 논의들을 보면, 연준 관계자들도 양적긴축에 대해 이제 막 고민을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는 27일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할 때 양적긴축에 대해 어떤 말을 하느냐가 중요할텐데요.
시장을 다독거리는 태도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양적긴축에 대해 연준도 잘 모르고, 시장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JJ 기자가 영상으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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