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굴기 작동 속도 줄면 채굴 난이도 하락…”폭락장에 해시레이트 오히려 상승하기도”
[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해시레이트 최고치, 비트코인에 호재.” “카자흐스탄 사태로 해시레이트 급감.”
최고점 대비 42% 가량 떨어지는 비트코인 급락장이 나타난 가운데 채굴기 작동 속도를 의미하는 ‘해시레이트’가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해시레이트가 내려가면 채굴 난도가 줄어드는데, 비트코인의 희소성도 줄면서 가격도 하락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 급락장에도 해시레이트가 오히려 상승하는 사례도 빈번해 가격과 상관관계가 낮다고 지적한다.
◆카자흐스탄, 중국 채굴 금지 이후 해시레이트 점유율 2위 ‘껑충’
11일 가상자산(암호화폐)업계에서는 최근 비트코인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카자흐스탄 유혈 사태를 지목했다. 전 세계 해시레이트의 약 18.1%를 차지하는 카자흐스탄에서의 유혈 사태로 인터넷이 폐쇄돼 해시레이트가 10% 넘게 떨어졌고, 이에 비트코인 가격 역시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카자흐스탄은 지난 5월 중국 당국이 가상자산 채굴과 거래를 단속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가상자산 채굴 ‘허브’로 부상한 곳이다.
해시레이트란 연산 처리능력을 측정하는 단위로 해시 속도를 의미한다. 즉, 해시레이트는 코인 채굴기가 작동하는 속도로 정의할 수 있다. 해시레이트가 올라가면 일반적으로 채굴 난도가 상승한다.
블록체인은 정해진 생성 주기 동안 한정된 수량의 코인만 만들어낸다. 채굴할 수 있는 코인은 한정적인 상황에서 채굴 능력이 오르면 해당 코인에 대한 연산량이 높아지게 되고 채굴은 어려워진다. 보통 채굴 난이도가 오르면 코인의 희소성도 높아지면서 가격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5월 중국 내 가상자산 채굴과 거래를 모두 금지하는 강경 조치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해시레이트가 절반 이하로 감소한 바 있다.
이에 코인 채굴업자들은 중국을 떠나 미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세계 곳곳으로 채굴장을 옮겨갔고, 중국 해시레이트 점유율은 5월 44%에서 7월 0%로 급감했다. 지난해 8월 기준 해시레이트 점유율은 미국(35.1%), 카자흐스탄(18.1%), 러시아(11.2%) 순으로 큰 변동을 보였다.
중국과 가까운 카자흐스탄은 석탄이 풍부하고 규제가 느슨하다는 이점으로 많은 채굴업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지난 6일 카자흐스탄에서 에너지 가격 급등 항의 시위가 유혈사태로 번지면서 인터넷 접속이 차단됐고 비트코인 채굴업자 약 15% 정도가 가동을 멈췄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해시레이트가 10% 이상 떨어지면서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해시레이트가 상승하면 유통량 등에 영향을 주고 이에 따라 공급 측면에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시레이트와 비트코인 가격, ‘정(正)의 관계’는 아냐
해시레이트가 떨어지면 비트코인이 반드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역시 상승의 상관관계도 절대적이지는 않다.
지난해 12월 3일(현지시간)까지 5만6천 달러대를 유지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음 날 4만6천 달러까지 떨어지면서 폭락장이 시작됐을 때도 해시레이트는 오히려 상승했다.
블록체인닷컴에 따르면 해시레이트는 지난해 12월 4일 162.101엑사해시(EH/s)에서 12월 10일 181.774엑사해시로 꾸준히 올랐다. 반면, 비트코인은 하락을 거듭했다.
지난 2일 비트코인 해시레이트가 203.5엑사해시를 찍으며 최고치를 경신했을 때도 반짝 상승했다가 오히려 내림세로 돌아섰다.
한 가상자산 전문가는 “해시레이트가 비트코인 가격 변동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선물 옵션 시장, 매도세와 매수세 싸움, 중국·미국 등 주요국 소비자 물가 지수(CPI), 각국 통화 정책 등 변동 요인은 많다”고 전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도 “해시레이트의 감소는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따라 후행적으로 나타난 것일 뿐, 가격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지는 못한다”며 “과거 비트코인 가격 변화와 해시레이트의 그래프를 살펴보면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이뉴스24 제공/이재용 기자(jy@inews24.com) https://www.inews24.com/view/1441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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