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CPI 발표·파월 말 약발 오래 못가…연준, 비둘기파도 매파적 발언
[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상반기로 예상됐던 미국의 양적긴축 우려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하반기 긴축’ 발언으로 진정되고,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등의 호재가 있었음에도 가격 반전을 지켜내지 못했다.
지난해 말 대규모 옵션 계약 만기의 영향으로 시작된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약세장을 이어나가는 모양새다.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심리를 알려주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번 한 주간 ‘극단적 두려움(Extreme Fear)’ 수준을 유지했다. 해당 지수는 0으로 갈수록 시장 심리가 극단적 두려움에 가까움을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 비트코인, 데드크로스 발생…CPI 발표·파월 말에 회복되기도
지난 10일에는 비트코인 데드크로스까지 발생했다. 이날 오전 1시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한 때 3만9천796 달러까지 밀리며 4만 달러를 하회했다. 4만 달러대가 무너진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이다. 데드크로스는 50일 이평선이 200일 이평선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뜻하며, 대세하락을 상징한다.
비트코인의 이같은 추락은 골드만삭스가 지난 10일 4차례 금리 인상 전망을 내놓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오는 3월, 6월, 9월, 12월에 각각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파월 의장이 양적 긴축은 올 하반기부터 시작하겠다며 시장을 달래자, 비트코인 가격이 4만2천 달러 대로 오르는 등 감소분을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파월 의장은 미국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예상했던 상황이 나타나면 3월에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마치고 올해 금리인상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양적 긴축 시점은 하반기”라고 밝혔다.
미국의 CPI 발표로 이 회복세는 이어졌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40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며 자산시장 상승을 견인했다. 13일 한 때 비트코인 가격은 4만4천 달러대까지 회복하는 등 반등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 미 연준 비둘기파까지 강경발언…비트코인 전망은 ‘흐림’
하지만 반등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14일 코인마켓캡이 집계한 글로벌 평균 비트코인 시세는 오후 5시 18분 현재 기준으로 24시간 전 대비 2.99% 떨어진 4만2천485.92 달러(5천45만원)을 기록중이다.
비트코인 약세장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13일 파키스탄 당국은 자국 내 가상자산 사용금지를 명확히 밝히면서 가상자산 시장 전망에 그늘을 더했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기업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글로벌 가상자산 도입 지수는 조사 대상 154개국 중 3위에 이르는 가상자산 활성화 국가다.
여기에 미 연준 인사들의 잇단 매파(긴축적 통화정책 선호)성 발언이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지난 13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올해 3회 금리 인상은 적당한 예상 범위”라며 “만약 인플레이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연준이 4회에서 5회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로 알려진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후보자도 같은 날 상원 금융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 억제가 연준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면서 “우리의 통화 정책은 물가상승률을 2%대로 끌어내리는 동시에 경기 회복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자산매입이 종료되는 대로 그렇게 할 위치에 있을 것”이라며 오는 3월 인상을 예상케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13일 열린 한 온라인 행사에서 “올해 3월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연내 최대 4회까지 인상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전망했던 것보다 물가상승률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논리적으로 통화정책의 긴축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5일 조기 기준금리 인상 내용이 담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높아지며 4.5% 가량 급락한 바 있다.
아이뉴스24 제공/이재용 기자(jy@inews24.com) https://www.inews24.com/view/1443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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