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연구원 리포트 ‘가상자산 생태계 위험보장을 위한 대안보험’
[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글로벌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에서 생태계 확장에 따라 관련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기존 보험사의 상품 개발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험사 대신 스마트계약을 통해 가상자산 투자자가 관련 위험을 인수하는 새로운 형태의 위험 보장 서비스 ‘탈중앙방식 대안보험’이 떠오르고 있다.
◆ 해외서 탈중앙방식 가상자산 대안보험 속속 등장
15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의 확장으로 가상자산 생태계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해 관련 위험이 증가하고 있으나, 관련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사의 상품과 서비스는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보유자들이 가상자산 풀을 형성해 보험금 지급 재원을 마련하고 보험금 지급 여부도 관여하는 탈중앙방식 대안보험이 시도되고 있다.
탈중앙방식 대안보험은 가상자산 관련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들이 플랫폼을 통해 자율적으로 모여 전문가 집단을 형성하고, 탈중앙화 자율조직이 보험사를 대신해 위험 평가·보험금 지급 심사에 참여하는 사업모형이다.
기존 보험상품과 비교해볼 때, 리스크풀링(Risk Pooling)을 통해 보장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은 유사하지만 가상자산 풀을 형성하는 참여자(보험계약자와 투자자)가 직접 위험을 평가하고 보험금 지급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사건 예측에 대한 투자자의 판단은 실제 사건이 발생할 확률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데 이 같은 크라우드소싱(대중과 아웃소싱의 합성어) 방식의 위험 측정법으로 기존 보험계리 방식의 위험 측정법을 대체하는 것이다.
가상자산 풀에 참여하는 투자자는 보험사의 주주와 같은 역할을 하고, 보험계약자가 납부한 보험료 혹은 가상자산 풀의 투자수익으로 창출된 이익을 지급 받는다. 보험금 지급은 커뮤니티에 기반한 투표 방식이나 일정 기준을 충족할 때 자동으로 보험금이 지급되는 코딩방식에 따른다.
탈중앙방식 대안보험 플랫폼으로 해외에서는 이더리스크(Etherisc), 넥서스 뮤츄얼(Nexus Mutual), 브릿지 뮤츄얼(Bridge Mutual) 등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기존 보험상품이 보장하지 않는 가상자산 생태계 관련 다양한 위험에 대해 보장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더리스크는 가상자산 지갑의 도난이나 해킹, 가상자산 기반의 담보물 가치 하락에 대한 위험 보장 서비스를 제공한다. 넥서스 뮤츄얼은 가상자산 가치의 하락 위험, 스마트계약 관련 코딩 오류, 가상자산 거래소와 수탁기관의 인출 중단이나 해킹 관련 위험에 대한 보장 서비스를 제공한다. 브릿지 뮤츄얼에서는 스마트계약 해킹이나 기타 범죄 행위로 가상자산에서 영구적 손실이 발생한 경우 이를 보상한다.
◆ 투자자성향·신뢰성 등 기회요인 많다…소비자보호 장치는 마련돼야
탈중앙방식 대안보험은 가상자산 투자자의 위험추구 성향, 스마트계약의 신뢰성 등 기회요인이 있지만, 소비자보호 관련 법적 근거 미비 등 장애요인도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가상자산 투자자는 수익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위험추구 성향을 가져 보상 유인이 있는 탈중앙방식 대안보험 플랫폼 참여에 적극적이다.
보험금 지급능력을 유지하면서 보험계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기존 보험은 지급여력제도 등 규제를 활용하지만, 탈중앙방식 대안보험은 스마트계약이라는 코딩방식에 기반한 자동화된 시스템을 이용한다.
이에 따라 예상하지 못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자본이 항상 최소자본기준을 초과하도록 설계돼 있어 충분한 자본이 확보된 경우에만 신규 보험이 인수된다.
다만 기존 보험에서는 소비자 분쟁 발생 시 소비자 권익을 구제하기 위한 분쟁조정제도 등 소비자보호제도가 갖춰져 있는 것과는 달리, 탈중앙방식 대안보험은 소비자보호를 위한 적절한 통제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거래 실행에 대한 위험 배분과 법적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장윤미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가상자산 생태계 확장에 따라 관련 위험을 보장하는 탈중앙방식 대안보험이 부상하고 있다”며 “향후 다양한 종류의 위험 보장 서비스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에 탈중앙방식 대안보험에 대한 해외 보험산업의 관심이 주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뉴스24 제공/이재용 기자(jy@inews24.com) https://www.inews24.com/view/14429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