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과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미 국채금리 급등 등의 영향으로 국내 국고채 금리가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 올랐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104%포인트 상승한 2.148%로 마감했다. 이는 2018년 6월 26일(2.148%)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5년물 국채 금리도 0.112%포인트 상승한 2.351%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도 2.568%로 전장보다 0.115%포인트 상승했고, 20년물 역시 2.521%로 0.095%포인트 올라 전 구간에서 오름세를 보였다.
국채 금리가 최근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미 연방준비은행(Fed·연준)의 조기 긴축 시사로 미 국채 금리가 오른 영향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4일(현지시간) 1.70%대에서 1.79%대로 급등했다.
이는 미 연준이 올해 금리를 최대 6~7회 인상할 수 있다는 시장 전망이 나온 영향이다. 미 연준이 3월 첫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는 등 올해 모두 4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매파적인 시각이다.
야후파이낸스 등 외신은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14일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금리 인상이 기존 예상인 3~4회가 아닌 6~7회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소비심리도 강하고 기업들도 잘 되고 있다”며 “성장률 면에서는 상황이 꽤 좋아보이는데 문제는 인플레이션”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지난 14일 열린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한 점도 국채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4일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올렸지만 성장과 물가 상황, 앞으로의 전망 등을 고려해보면 지금도 실물 경제 상황에 비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1.5%로 높여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채권 시장에서는 올해 기준금리를 1~2차례 추가 인상하는 등 1.5~1.75%까지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추경을 공식화한 점도 국채 금리 상승 압박으로 작용했다. 추경 편성과 이에 따른 국채 공급 증가 우려가 이어지면서 채권금리 상승폭이 커진 것이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14조원의 추경을 편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추경 편성에 초과세수를 활용한다는 방침이지만 4월 결산 이전에 이뤄지기 때문에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 채권 시장에서는 이번에 14조원 추경시 10~12조원의 적자국채가 발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재균 신한금융 연구원은 “다소 안정을 찾는 듯 했던 채권금리의 상승 압력이 재확대 됐다”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과 약 14조원의 추경 발표가 겹쳐진 14일에만 국채금리가 0.7%포인트 이상 급등했는데, 추경 재원의 대부분을 국채 발행으로 조달하겠다는 기재부의 계획과 매파적 한은 행보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현재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기준금리의 1.75% 인상이 반영한 것인데 현재 이를 반영하기엔 아직 이른 시점으로 소비 중심 경기 회복세가 확인돼야 실현 가능성이 있다”며 “국고 3년 기준 2.15% 상단을 사회할 정도의 추가 금리 상승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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