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원 환율 및 국채 금리 전문가 전망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긴축 전망에 전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휘청이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에 육박하고,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 증시도 급락했다.
국내에서는 코스피가 2840선까지 내려 앉았다. 미 국채 금리도 급등하면서 원화와 채권 가격도 크게 하락했다.
주식, 채권, 원화 가격이 모두 하락하는 ‘트리플 악재’ 우려가 현실화 됐다. 전문가들은 미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채권 가격도 하락하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2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 연준이 통화 긴축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3월 첫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 올해 금리를 3차례 올릴 것으로 봤으나 지난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 최소 4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 연준이 매번 정기회의마다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 올해 최대 8차례까지도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는 25~26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기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는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3월에 0.5%포인트를 한번에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미 국채 금리가 급등세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17일 1.003%로 마감하면서 지난 2020년 2월 이후 처음으로 1%를 돌파했다. 10년물도 18일 1.875%로 상승 마감하며 2020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19일 배럴당 86.96달러에 마감하면 장 마감 기준 2014년 10월 8일(배럴당 87.31달러) 이후 7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장중 한때 배럴당 87.91달러까지 올랐다.
WTI는 올해 들어서만 15.62% 폭등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지난 20일 장중 최고 배럴당 89.48달러로 올라가면서 90달러를 위협하고 있다. 장중 기준으로 2014년 10월 13일(배럴당 90.18달러) 이후 7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초 배럴당 50달러 수준에 머물었던 것과 비교해도 40달러 가까이나 차이가 난다. 시장에서는 올해 국제 유가가 WTI 기준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도 올 들어 채권과 원화가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등 요동치고 있다.
특히 채권시장은 미 국채 금리 급등에 추가경정예산 편성까지 겹치면서 큰 폭으로 올랐다. 미 국채 금리와 국내 국채 금리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미 국채 금리 급등시 상승 압력을 받는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물 금리는 17일 2.148%로 마감하면서 2018년 6월 26일(2.148%)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3년물은 지난 21일까지 6거래일 연속 2%대를 기록하고 있다.
채권 가격 급등은 미 국채 금리 급등의 영향도 있었지만, 정부가 추경 편성을 공식화 하면서 적자국채 발행 우려가 커진 점도 상승 압박으로 작용했다. 정부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14조원의 추경을 편성하기로 했다.
추경이 4월 결산 이전에 이뤄지기 때문에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 채권 시장에서는 이번에 14조원 추경시 10~12조원의 적자국채가 발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선 이후에도 추가 추경이 불가피하고, 특히 홍남기 부총리가 지난해 초과세수를 적자국채 상환에 모두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면서 수급 불안은 더 커졌다.
초과세수 활용 가능성이 명확하지 않아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1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된 데다 한은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스탠스로 추가 기준금리 인상 우려까지 겹치면서 국채 금리가 크게 올랐다”며 “여기에 정부의 14조원 규모 소상공인 지원 추경이 공식화 되고, 대선 이후에도 추가 추경으로 인한 수급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4월 결산 이후 지난해 초과세수를 적자국채 상환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기대마져 사라지면서 당분간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3월로 앞당겨 지고, 추경 이슈가 불거진 데다 외국인 국채선물 순매도세 등 악재로 금리가 크게 상승했다”며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200원 내외에서 등락 할 전망인 만큼 환율이 현 수준 흐름을 이어간다면 국고채 역시 3년 물이 2% 내외, 10년물이 2.45% 내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미 연준의 조기긴축 시사에 원·달러 환율도 연초부터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30일 1180.8원에 마감한 후 올해 첫 거래일인 3일 3.0원 오른 1191.8원에 문을 닫았다. 지난 6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2020년 7월 24일(1201.5원)이후 1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심리적 지지선인 1200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올해 원·달러 환율이 상반기까지 높은 수준을 지속하다가 하반기부터 물가가 안정되면서 다시 낮아지는 ‘상고하저(上高下低)’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세도 꺾이고 있어 원화 약세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원·달러 환율 상단이 올해 상반기 1230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반면 하반기 들어 미국의 물가가 점점 안정되면서 연준의 긴축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1200원대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하반기 원·달러 환율 하단이 1170원대로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 등 연간 전체적으로는 ‘상고하저’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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