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연준이 양적긴축(QT)에 돌입하면 시장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투저 전략을 세우는데 있어 기본이 되는 금리가 가장 중요하다. 채권시장에서는 일드 커브(Yield Curve), 즉 장단기 채권 수익률 차이를 봐야 한다.
그 다음은 대규모 자금 이동 가능성이다. 주식의 경우 밸류에이션 문제인데 결국은 기업 실적이다.
마지막으로 외환 및 상품시장, 디지털 자산시장은 다른 자산 시장 움직임에 종속적일 수 밖에 없다. 특히 디지털 자산은 내재 가치 논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 일드커브 플래트닝 : 이미 반영 중
채권 투자자들은 연준의 테이퍼링, 금리인상, QT를 이미 가격에 반영 중이다.
단적으로 장단기 채권 수익률 차이가 좁혀져 있다.(Yield Curve Flattening)
금리인상은 물가를 잡기 위한 것이다. 연준이 신속히 금리를 올려서 물가를 잡아준다고 하면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을 오히려 떨어진다. 장기 채권 수익률은 단기 채권 수익률보다 상대적으로 더 느리게 상승한다.
단기 채권 수익률은 정책 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상승 압박을 더 많이 받는다. 일드 커브가 평평해지는 이유다.
올해 10년물 수익률은 2%, 30년물은 2.2~2.4% 수준을 지켜내는 지가 중요하다.
노던트러스트 에셋 매니지먼트의 피터 이는 “시장은 금리인상을 앞두고 가격 반영을 시작했다”며 “일드커브는 평평하게 유지되고, 결국 장기 채권 수익률은 성장 지체와 물가 안정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경기 순환주, 가치주 투자 전략은 대폭 수정이 필요하다. 금리 인상의 폭풍이 지나가고 나면 다시 기술주와 성장주가 매력적으로 보이게 된다.
디지털 자산시장도 기술주 동조화 국면에서 의미 있는 반등을 할 수 있다.
# 일드 커브 스티프닝
일드 커브가 가파르게 변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웰스파고증권의 전략가 자카리 그리피스는 “금리 인상에 QT까지, 장단기 채권 수익률 차이가 본격적으로 가팔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 일각에서 나오는 더 강력한 금리인상, 인플레의 심각성을 감안한 연준의 단호한 태도 등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최대 7차례 인상 가능성을 제시했다. JP모건 CEO 제이미 다이몬도 6~7 차례 인상을 얘기했다. 여기에 QT 시기가 빨라지면 채권 수익률 상승 속도는 빨라지게 된다.
일드 커브가 가파르게 변하면 그렇지 않아도 밸류에이션 부담을 안고 있는 성장주, 기술주는 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기술주와 연동돼 움직이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도 겨울을 대비해야 한다.
# 머니 무브
연준 금리인상과 QT는 머니 무브(money move)를 동반한다. 지금 예상되는 QT 규모는 2년 동안 2조 달러 정도다. 금리를 1% 포인트 올리는 효과가 있다.
금리 상승은 예금 이자를 올리게 되고, 이것이 머니 무브를 촉발할 수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 그룹의 전략가 졸탄 포차르는 “단기 자금, 머니마켓의 변화, 예금 시장의 변화 등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QT를 하면 시장 유동성은 줄어든다. 연방기금금리가 올라가는 만큼 투자시장으로 유입되는 돈보다는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향하는 돈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증시, 부동산, 디지털 자산시장 등 대체 투자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그래도 안전한 은행 예금으로 가자”는 심리가 작용할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늘어난 예금을 어떻게 할까? 대출 증가로 연결해야 할까?
연준의 금리인상과 QT는 경기 속도를 늦추는 작용을 한다. 경기 변동에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들은 신용 위험이 올라간다. 이때 대출을 늘리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 디지털 자산시장 등 대체 투자 시장 전약 후강
연준의 긴축적인 태도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증시와 디지털 자산시장은 상당한 조정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닷컴 버블 붕괴를 떠올린다. 디지털 자산시장도 증시와 동조화하면서 고점 대비 50% 하락했다.
QT 일정이 나오고, 채권시장 일드커브가 이에 대한 반영을 마무리하는 것이 먼저다. 기술주 밸류에이션과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의 경쟁 탈락은 그 다음이다.
디지털 자산도 마찬가지다. 탄탄한 네트워크와 적응성을 갖춘 코인, 인프라 기능을 갖춘 코인, 새로운 프로젝트를 넉넉히 수용할 수 있는 프로토콜들이 선택적으로 생존할 전망이다.
하반기 이후에는 새롭게 맞춰진 금리 레벨에 따라 다시 대체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 때 살아남은 코인이 이번 겨울의 승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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