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긴축정책 공포감…5000만원선 무너져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 약화·규제 강화
장기적 상승 전망 여전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암호화폐 시장이 위태롭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기조로 인한 공포에 급락하고 있다. 금리인상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 약화, 각국의 규제 강화 흐름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꾸준하다.
23일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번 달에만 두 차례 4만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은 한때 4300만원 선까지 급락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3만달러선이 위협받으며 6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대비 40% 넘게 내린 것이다.
암호화폐 시장은 미 연준의 긴축정책을 앞두고 공포감에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델파이디지털은 이달 들어 비트코인 약세를 보이는 주요 원인으로 글로벌 유동성 증가 둔화와 긴축적 통화 정책 전망을 꼽았다. 에드워드 모야 오안다 수석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은 계속해서 위험자산으로 취급될 것”이라며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정책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는 데 여전히 취약하다”고 말했다.
미국 주식시장과의 동조화로 인해 증시 약세도 암호화폐 가격을 끌어내리는 모양새다. 20일(현지시간) CNBC는 이날 비트코인 가격이 4만달러 아래로 떨어진 데 대해 “월스트리트의 하락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아케인리서치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90일 상관관계는 2020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비트코인 일일 거래량의 43%는 미국 주식 시장 개장시간 동안 발생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앞선 상승 요인 중 하나인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에도 의구심이 제기된다.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암호화폐의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며 “연준이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처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여겨지던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의 매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각국 정부가 암호화폐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중국은 이미 암호화폐 관련 활동을 완전히 금지하고 있다. 20일 러시아 중앙은행은 금융 안정성, 국민 복지, 통화 주권 등을 이유로 자국 내에서 암호화폐의 사용과 채굴을 금지할 것을 제안했다. 모야 수석 애널리스트는 “러시아 중앙은행의 암호화폐 금지 제안으로 비트코인이 4만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비트코인 현물 기반 ETF의 출시 승인을 거부했다.
투자심리도 악화됐다. 암호화폐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암호화폐 시장의 투자심리를 알려주는 ‘공포·탐욕 지수’는 21일 19점으로 ‘극도의 두려움(Extreme Fear)’ 수준을 나타냈다. 해당 지수는 이달 4일부터 ‘극도의 두려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꾸준하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소속 마이크 맥글론 수석상품전략가는 “비트코인이 올해 안에 10만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비트코인은 투기자산에서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변화하는 과도기에 있다”며 “금을 대체하고 글로벌 담보가 되는 독특한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디파이(탈중앙화 거래소)와 NFT(대체불가능한 토큰)를 위한 주요 인프라 제공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이더리움에 대해서도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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