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햄버거 업계 중심으로 외식물가 상승 올초부터 이어져
설 이후 장류 인상에 따른 외식업체 인상 러시 본격화 예상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외식물가의 도미노 인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스타벅스의 가격 인상을 계기로 투썸플레이스 등 경쟁사들이 가격 조정에 나섰고 햄버거 업계도 지난해 연말부터 가격 정상화를 모토로 잇따라 가격 인상에 동참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급등과 인건비·배달비 등 각종 제반 비용이 상승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설 이후에도 외식물가의 고공행진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식품업체들의 가격 인상도 외식물가 급등을 부채질하는 요소다.
달걀, 식용유 등 주요 식재료 가격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는데다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음식을 만들 때 기본 식재료로 사용되는 장류 가격 인상이 설 이후부터 본격화됨에 따라 외식업체의 식재료 가격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2.50(2020년=100)로 2020년 대비 2.5%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 4% 상승세를 기록한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지난해 12월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4.8% 올랐다. 2011년 9월 4.8%의 상승세를 보인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39개 외식 물가 품목 중 38개 품목 가격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갈비탕(10.0%), 생선회(8.9%), 막걸리(7.8%), 죽(7.7%), 소고기(7.5%), 김밥(6.6%), 치킨(6.0%), 피자(6.0%), 볶음밥(5.9%), 설렁탕(5.7%), 돼지갈비(5.6%), 짜장면(5.5%), 라면(5.5%), 삼겹살(5.3%), 냉면(5.3%), 햄버거(5.2%) 등이다.
지난해 유일하게 가격이 오르지 않은 품목은 커피다. 커피는 국제 원두 가격 상승에 따른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프랜차이즈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0.02%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도 올해 들어 제품 가격 조정에 나섰다. 스타벅스는 최근 원부자재 상승을 고려해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지난 2014년 7월 이후 7년6개월 만이다.
스타벅스의 가격 인상 이후 경쟁사들도 가격 인상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투썸플레이스는 오는 27일부로 일부 음료 가격을 인상키로 했다. 투썸플레이스가 음료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2012년 8월 이후 9년 5개월 만이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400원, 카라멜 마키아또 300원, 프라페 200원, 쉐이크 100원 등 총 54종의 커피·음료 중 절반 이하인 21종의 가격이 인상된다. 이에 따라 아메리카노 레귤러 가격은 41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른다.
할리스도 오는 27일부터 커피와 주스류 등 일부 음료 제품 가격을 인상키로 했다. 지난 2014년 이후 약 8년만의 가격 조정으로 커피류 제품 가격은 종전 대비 400원 가량 인상된다. 그외 제품 가격은 100~200원 오른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의 인상은 현재진행형이다. 커피빈, 폴바셋, 엔제리너스, 파스쿠찌, 이디야 등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의 제품 가격 인상도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을 뿐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햄버거 업계는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도미노 인상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12월 제품 판매 가격을 평균 4.1% 인상했고 노브랜드 버거도 론칭 3년면에 평균 2.8% 제품 가격을 올렸다.
올해 들어서는 버거킹이 지난 7일부터 버거류 25종을 포함해 총 33종에 대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평균 인상률은 2.9%이다. 쉐이크쉑도 25일부터 버거와 음료 등 10여종 제품 가격을 평균 3% 인상키로 했다.
햄버거 업계에서는 향후 맥도날드와 맘스터치 등이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들 업체들도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익률 하락, 가맹점 수익성 개선 등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설 이후에는 더 걱정이다. 달걀, 식용유 등 주요 식재료 가격이 지난해 대비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장류 가격 인상이 설 이후부터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대기업에서 운영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를 필두로 중소형 프랜차이즈, 소상공인들까지 식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 판매 가격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경우 지난해 11월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가 제품 가격을 평균 6.2% 인상했고 빕스, 애슐리 등은 제품 가격 인상을 하지 않는 대신 특화 매장을 선보이며 자연스럽게 가격을 올리고 있다.
애슐리퀸즈는 특화 매장의 비중을 늘려 올해부터 평일 샐러드바 가격을 12~13%, 주말 셀러드바 가격을 7.7% 인상했다. 빕스도 특화 매장 비중을 전체 매장의 70%까지 확대하며 가격 인상에 준하는 효과를 내고 있는 중이다.
중소형 프랜차이즈,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업체의 제품 가격 인상도 본격화되고 있다. 재료비 상승에 더해 인건비·배달비 등 각종 제반 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골목상권에서도 이를 반영한 가격 인상 러시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방역 당국의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외식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배달비 등의 부담이 늘어나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판매 가격 인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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