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百, 차별적 경험 제공하는 공간 변신 中
-메인인 1층에 명품 대신 유명 빵집·카페 포진
-신세계 서울옥션 투자…미술 시장 진출 본격화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백화점이 온·오프라인 쇼핑공간에서 문화생활을 누리고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최대한 많은 상품을 진열했던 것과 달리 점포의 반 이상을 문화 체험과 맛집이나 카페를 늘리는 등 휴식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AK는 메타버스 문화센터를 열고 신세계백화점은 예술품 투자 유치와 관련 강좌를 확대하는 등 온·오프라인에서의 접촉면을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오랜 ‘집콕’에 지친 소비자들이 경험과 체험 욕구를 채울 수 있는 쇼핑 공간을 찾으면서다.
◆ 경험이 매출 견인하는 시대 연다…오프라인 점포, ‘체험’ 공간으로 진화
27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의 성장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 부상으로 침체 시기에 있던 백화점 등 오프라인 점포들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점포가 2020년 5개에서 지난해 11개로 2배 이상 늘었다. 해외여행에 지출하던 소비가 명품으로 이동한 것이 큰 이유로 지목되지만 업계에선 백화점이 문화와 휴식 등 차별적인 체험 공간으로 변모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이 성장하는 가운데 신세계백화점과 AK플라자는 소비자 발걸음을 사로잡기위해 점포를 체험과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공간의 변화를 통해 고객 유입을 늘리고 이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다.
오프라인 매장이 제품 판매 목적을 넘어 브랜드별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매장 매치도 바꾸었다. AK플라자 분당점은 백화점과 쇼핑몰에 일종의 ‘메인’인 1층엔 화장품‧명품 대신 커피‧베이커리‧와인 매장을 전면 배치했다. 지난해 개장한 AK플라자 광명점도 마찬가지다. AK플라자 광명점엔 체험·엔터·식음료 등이 전체 매장의 70%를 차지한다. 프리미엄 매장인 스타벅스 리저브와 샌프란시스코 3대 빵집으로 알려진 타르틴베이커리 등을 입점했다.
최근 개장한 신세계백화점 대전점(아트앤사이언스)은 점포의 절반 이상을 체험 공간으로 채웠다. 과학관 ‘신세계 넥스페리움’은 로봇‧바이오‧우주 등을 테마로 하는 콘텐츠와 인공지능‧로봇 등 다양한 체험형 클래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아쿠아리움과 스포츠테마파크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했다.
이는 매출로도 이어졌다. 신세계백화점 대전점은 개점 4개월 만에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하며 매출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지난해 3분기 경쟁사인 롯데와 현대백화점의 영업이익 증가 폭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거나 세 자릿 수에 그친 반면 신세계백화점은 네 자릿 수로 영업이익은 300%를 웃도는 등 2조원대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024억원이다. 전년 동기대비 307.1% 증가한 수치다.
◆ “덕후 잡아라”…신세계 ‘아트슈머’ vs 애경 MZ, 취향 저격 나서
미술품 유치 등 예술 분야 사업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세계다. 최근엔 국내 1위 미술품 경매업체인 서울 옥션 지분 인수에도 나섰다. 신세계는 지난 29일 서울옥션 지분 4.82%(280억원) 인수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미술품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미술품의 안정적인 구매 능력 확보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신세계 관계자는 “성장성이 높은 미술품 시장 사업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상품 소싱을 위해 지분을 투자를 결정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아트비즈니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8월 강남점 3층 해외패션 전문관에서 국내와 해외 회화와 공예 등 120여점의 예술 작품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직접 구매까지 가능한 쇼핑 공간이다. 전문 큐레이터가 상주하며 작품 소개와 구매를 돕는다. 미술품 구매에 관심이 높은 ‘아트 슈머(Art+Consumer)’고객을 잡기 위해 아트 테그(미술품 투자)와 서양 미술사 흐름을 가르치는 인문학 강좌도 마련했다.
AK는 2030세대를 주 고객층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굿즈와 메타버스 강좌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했다. AK&홍대는 핵심 점포인 테넌트 층을 중심으로 체험형 미디어 아트 전시와 키덜트 전문관을 마련했다. 여기에는 중고 피규어 판매샵과 애니메이션 굿즈 전문숍 그리고 게이머 라이프 스타일 전문샵 등이 입점했다.
메타버스 주 소비층인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의 취향에 맞춰 관련 강좌도 대폭 확대했다. AK플라자는 SK텔레콤의 메타버스 서비스인 ‘이프랜드(ifland)’에서 메타버스 강좌를 선보인다. 메타버스 입문 강좌뿐만 아니라 수익 창출까지 이어지는 심화 수업도 준비했다.
한때 연 매출 2조원대로 국내 백화점 ‘빅4’였던 애경그룹은 앞으로 여는 점포에도 이 같은 전략이 적용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매출을 확대하고 위드 코로나 시기에 본격적으로 재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AK 관계자 “앞으로도 메타버스 등과 같이 최신 트렌드를 접목한 문화 프로그램을 지속 선보여 고객들에게 배움의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aaa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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