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개 해외거래소만 등록 가능
# 바이낸스·후오비 등 제외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출금지갑 주소 등록이 가능한 해외 거래소를 11개로 제한한다. 해당 목록에서 제외된 바이낸스 등으로 출금이 불가능해지면서 빗썸을 이용하는 암호화폐(가상자산) 투자자의 불편이 예상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전날 오후 출금지갑 주소 등록이 가능한 해외 거래소 등록 정책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자금세탁방지 위험평가 심사를 완료한 11개 거래소만 지갑주소 등록이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빗썸은 이날 오후 4시부터 가상자산 출금주소 사전 등록 정책을 시행한다. 이후에는 빗썸에서 사전에 등록되지 않은 출금주소로 출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등록이 가능한 해외 거래소는 ▲코인베이스 ▲크라켄 ▲코인체크 ▲비트플라이어 ▲바이비트 ▲제미니 ▲코인리스트프로 ▲페멕스 ▲비트뱅크 ▲라인 비트맥스 ▲비트프론트 등 11개다. 바이낸스, 후오비 등 글로벌 대형 거래소는 제외됐다.
빗썸은 그 외 거래소 지갑주소는 일괄 반려 처리할 방침이다. 가상자산 출금 주소 사전 등록 정책 시행을 처음 공지한 19일에는 바이낸스를 비롯해 후오비글로벌, FTX, 비트렉스 등 57개 해외 거래소 지갑 주소 등록이 가능했다. 다만 위험평가 심사는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며 허용 거래소가 계속 추가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빗썸의 정책 변경은 NH농협은행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빗썸은 19일 메타마스크 등 개인지갑도 대면심사를 거치면 인증이 가능하다고 밝혔으나 24일 개인지갑으로 출금을 전면 차단한다고 정책을 변경한 바 있다. 개인지갑 출금 금지나 해외거래소 제한 등은 빗썸에도 불리한 조치다.
빗썸과 코인원은 NH농협은행과의 실명 입출금계정(실명계좌) 계약에 따라 외부지갑 등록제를 도입했다. 두 거래소는 지난해 9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원화마켓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위해 NH농협은행으로부터 실명 계좌를 받았다. 은행 측은 빗썸과 코인원에 자금세탁방지(AML)를 위한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인원은 24일부터 외부지갑 출금주소 등록 정책을 시행 중이다. 본인식별정보(성명, 이메일, 휴대폰번호 중 1개) 확인을 통해 인증이 완료된 외부지갑으로만 출금을 허용한다. 본인 인증이 불가능한 메타마스크의 등록은 금지했으나 본인식별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바이낸스로는 출금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빗썸의 정책 변경에 투자자의 혼란이 예상된다. 바이낸스 등을 이용하는 빗썸 이용객이라면 허용된 거래소를 우회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코인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가장 큰 거래소인 바이낸스를 금지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국내 거래소가 ‘가두리 양식장’이 되고 있다. 다른 거래소들도 이러한 흐름을 따라가는 것 아닐까 걱정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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