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스위스 쥬크(Zug)시는 크립토 밸리로 불린다. 엽서에 나올 아름다운 호수 도시 쥬크시에서는 암호화폐로 세금을 낼 수 있다.
쥬크에 자리 잡은 21쉐어즈는 암호화폐 펀드 운용사다. 21쉐어즈의 공동 창립자 오필리아 스나이더는 29세다.(상단 사진) 아문(Amun)이라는 암호화페 전문 투자사도 가지고 있다.
스나이더가 21쉐어즈와 아문을 통해 굴리는 돈은 25억 달러(3조2000억 원)다. 스나이더는 최근 뉴욕에 사무실을 냈다.
스나이더가 스위스에서 뉴욕으로 온 이유는 단 하나다. 캐시 우드가 이끌고 있는 아크 인베스트와 함께 비트코인 ETF를 운용하기 위해서다.
캐시 우드는 스나이더의 강력한 멘토다. 아문 이사회 멤버이기도 하다. 우드 자신이 개인적으로 이 회사에 투자를 했다.
우드와 스나이더가 의기 투합해 추진 중인 비트코인 ETF는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막혀 아직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스나이더는 “암호화폐는 세상을 바꿀 기회를 제공한다. 암호화폐 ETF는 더 많은 사람들을 이 변화에 동참시킬 수 있다”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스나이더의 포부는 특이한 이력과도 맞물려 있다. 스나이더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지구 시스템 공학을 전공했다. 연구실에 있다가 해양 다큐멘터리를 찍는 일을 했다.
스나이더의 트위터 프로필 배경도 바다 사진이다. 스나이더는 “지구 기후가 변화하듯이 금융시장도 변한다. 금융은 사람들을 더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스나이더는 벤처 캐피탈 회사로 옮겨 경력을 쌓은 후 자산운용업에 뛰어들었다.
스나이더는 뼈속부터 사업가 기질을 타고 났다. 할아버지는 이탈리아인으로 바이오 제약사를 창업해 대형 제약사에 매각했다. 스나이더의 아버지는 지금도 가업을 이어 바이오 제약 회사를 경영한다.
어머니는 미국인으로 아티스트다. 뉴욕과 로마를 오가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고등학교는 미국 동부 명문 사립학교를 나왔다.
전형적인 엄친딸 스나이더는 암호화폐에 푹 빠져 사업 기회를 노렸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해니 라쉬안과 2018년 투자회사 아문을 설립했다. 라쉬안은 이집트 출신이다. 아문은 이집트 최고 신의 이름이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편리한 암호화폐 투자다. 유럽에서 ETP 상품을 출시해 스위스 증시에 상장했다. ETF와 거의 유사한 ETP는 암호화폐 간접투자상품이다.
유럽 시장에서 ETP가 성공하자, 이들은 주식을 코인화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21쉐어즈를 만들어 암호화폐 간접 상품과 주식의 코인화에 주력했다.
예를 들어 테슬라 주식 가격을 그대로 따라가는 테슬라 코인을 만드는 것이다. 주식의 코인화는 증권 감독 당국의 제재에 직면할 수 있다. 바이낸스도 테슬라 코인 거래를 시도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스나이더가 다음에 주목한 것은 비트코인 ETF다. 이 역시 SEC의 벽을 넘어야 했다. 스나이더는 멘토인 우드와 함께 비트코인 선물 ETF에 먼저 도전할 생각도 했다. 결국 선물 ETF 신청을 철회하고, 현물 ETF에 주력하기로 했다.
스나이더는 “선물 ETF는 투자자들에게 불리한 상품이다.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물 ETF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나이더에게 암호화폐는 무엇일까. “내 전 인생이다. 암호화폐는 전 세계를 바꿀 그 무엇이다.”
29세 청춘은 지금 변혁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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