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1년 새 3배 가량 확대
#부채의 질 악화도 우려돼…’부채대란’ 도화선 조짐
#”사회적 문제될 수 있어…선제적 리스크 관리 필요”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제2금융권 가계부채가 ‘부채대란’의 도화선이 될 조짐을 보이자, 금융당국과 전문가들이 2금융권에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해 은행권에 대한 대출규제 강화로 상호금융·저축은행·보험사·카드사 등에 대출수요가 몰렸고, 이에 따라 2금융권의 부채 규모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최근 올해도 금융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가계부채와 자영업자, 비은행 금융권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은 현재 건전성 문제가 없지만 자산 증가속도가 가팔라 선제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금융당국은 지난 26일 시중은행에 이어 카드·캐피털 등 제2금융권에 대해서도 대손충당금 적립 등 자산 부실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당부했다.
고 위원장은 “비은행권의 자산규모가 최근에 크게 커진 측면이 있고 일부 수요자는 비은행권에서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서 장기로 운영하는 모습도 보인다”면서 “레버리지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선제관리 측면에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은행권 대출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등으로 대출수요가 몰리면서,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1년 새 3배 가량 확대됐다. 정부가 지난해 총량규제와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은행권 대출을 강도 높게 조였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호금융, 보험, 저축은행, 여전사 등 2금융권 가계대출이 35조9000만원 늘어 전년 11조5000억원에 비해 3배 넘게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107조5000억원)의 약 33% 수준으로, 전체 가계대출 대비 비중 역시 전년(10.2%)보다 크게 늘었다.
문제는 2금융권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부채 규모뿐 아니라, 질 악화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단 점이다. 가계부채 규모가 급증한 상황에서 시중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 원리금 상환 부담 급증으로 가계부실, 금융기관 충격 및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대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12조7000억원의 추가 이자상환부담이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제2금융권은 보통 손실률이 전체 대출의 한 10% 정도 내외가 되는데, 코로나 상황이 2년 이상 이어지게 되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 차주들이 잠재적으로 아주 큰 위험 요소가 됐다. 코로나 지속 상황으로 이분들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못하게 되면서 상환을 못하게 될 위험이 굉장히 높아졌다. 이는 금융사들의 잠재적인 부실 요소가 된다”고 설명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국내 가계부채 리스크 현황과 선제적 관리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향후 글로벌 차원의 긴축발작, 경기 급락 및 자산가격의 심각한 조정 상황 등의 외부충격이 발생한다면 급증한 가계부채 리스크에 노출된 취약차주와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곤란이 가중되고, 사회적 문제로 확장될 수 있어 선제적 리스크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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