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원유·천연가스 주요 생산국…에너지 대란 우려
식량 공급 우려도…러·우크라 세계 밀 수출 29% 차지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세계 시장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경제적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신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할 경우 이미 세계적으로 치솟고 있는 물가를 더 끌어올리고 이에 직면한 서민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NBC, CNN 등 외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국은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러시아는 일부 핵심 물품에 대한 강력한 장악을 통해 전세계에 고통을 줄 수 있다”며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러시아가 원유, 천연가스 주요 생산국인 만큼 에너지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전 세계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러시아는 일평균 약 500만배럴의 석유를 수출하는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국 중 하나다. 또 유럽은 천연가스 공급량의 40%를 러시아산에 의존하고 있다. 더힐은 “침략의 피해와 엄격한 제재는 러시아 수출에 의존하는 세계 원자재 시장과 공급망을 뒤흔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포브스도 일반적으로 전쟁이 일어나면 군대가 엄청난 양의 석유를 소비하기 때문에 가격이 급등한다며 “2000년대 초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 침공 당시 유가는 2001년9월 배럴당 25달러에서 2008년9월 140달러로 올랐다”고 밝혔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가는 최근 공급 차질과 지정학적 우려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북해산 브렌트유에 이어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90달러대를 돌파했다.
RBC캐피털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분석가는 “러시아 탱크가 국경을 넘으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것”이라며 “유럽 가스 시장, 밀 시장 등 (가격 상승을) 다양한 시장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커먼웰스의 아누 개가 글로벌투자전략가는 “세계가 에너지 가격 상승과 원자재 시장의 공급 수요 불균형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로부터의 꾸준한 공급은 매우 중요하다”며 “상황이 악화될 경우 파급 효과가 더 광범위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식량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식량 가격이 뛸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자 ‘유럽의 빵 공장’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세계 밀 수출 시장 29%를 차지하고 있다. 또 세계 4대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는 개발도상국에 많은 곡물을 공급하고 있어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식량 불안이 커지고 있다.
TD증권의 바트 멜렉 상품전략가는 침공 가능성이 50% 미만일 것으로 본다면서도 러시아가 공급을 중단시 농작물 수확량이 감소해 식량 가격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크리스천 보그먼스 IMF 이코노미스트도 밀과 옥수수 주요 생산국인 우크라이나에서 분쟁이 발생하거나 이상기후 등이 계속 반복되면 식량 가격이 더욱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쟁이 발발할 경우 비료 가격도 상승해 식량 가격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천연가스가 비료 생산에 쓰여 천연가스 가격이 오를수록 비료 가격도 뛰게 된다.
제조업 공급망도 타격이 예상된다. 호주 ABC방송은 전세계 니켈 수출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을 49%로 추정했고 팔라듐 수출의 러시아 비중은 42%, 알루미늄은 26%, 백금 13%, 철강 7%, 구리 4%로 추정했다.
니켈, 백금, 알루미늄 가격은 이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매체는 오랫동안 지속될 제재가 이런 상품 공급과 비용에 더 위협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ab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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