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100억원 금감원 출연금 중단
# 금감원 “금융사 분담금 인상으로 충당”
# 금융회사 반발 “기관 갈등에 왜 우리가”
# “감독 서비스 질 나아졌나…오히려 제재만”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금융감독원은 한국은행의 출연금 중단에 따라 부족해진 예산을 금융회사의 감독분담금 인상으로 채울 전망이다.
이에 금융사들은 영문도 모른 채 갑작스레 분담금을 더 내게 생겼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감독 서비스의 질이 나아진 것도 아닌데, 기관 간 갈등 때문에 왜 분담금을 더 내야 하냐는 것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부터 100억원의 금감원 출연금을 중단하는 내용의 ‘2022년 한은 예산안’을 의결했다.
한은은 금감원이 출연금 없이도 자체적으로 기관을 운영할 수 있다고 보고 예산을 더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금감원은 공동검사 인력, 금융사 자료 공유 등에 대한 대가로 출연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올 연말까지 한은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한은의 입장을 돌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당장 다른 명목으로 예산을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금융사의 분담금을 인상하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한은 출연이 중단된다면 금융사의 감독분담금을 인상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운영수입 항목은 한은의 출연금과 금융사들이 각출하는 감독분담금, 유가증권을 발행할 때 내는 발행분담금 등으로 나뉜다.
분담금을 인상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금융사들은 영문도 모른 채 분담금을 더 내게 생겼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감독분담금은 금감원이 감독·검사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금융사로부터 징수하는 수수료다. 금융사들은 서비스의 질이 실질적으로 증가하지도 않았는데 왜 분담금을 더 내야 하냐고 반발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한은이 풀어야 할 갈등인데, 왜 금융사들이 분담금을 추가 부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앞으로 금감원 예산에 구멍 날 때마다 무조건 금융사들이 지원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간 감독 서비스 질이 더 나아진 것도 모르겠다”라며 “오히려 금감원은 감독 서비스가 아닌, 제재하기에만 바빴다”고 말했다.
실제 한은이 금감원 출연을 중단하면 대형 금융사들은 약 5억원의 분담금을 더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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